위기의 글로벌 車업계… 비상경영 ‘돌입’
위기의 글로벌 車업계… 비상경영 ‘돌입’
  • 김지은
  • 승인 2020.03.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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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공장 셧다운·판매 급감에 임금삭감 등 나서
현대·기아차 “내수 힘으로 버티며 투자자 신뢰 확보 노력”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셧다운’ 사태가 글로벌로 확산하며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자동차 업계가 임금삭감을 시작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 가동과 신차 인기로 버티면서 투자자 신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품조달부터 판매까지 전방위에서 걸쳐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유동성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공장이 멈추고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GM, 포드, 도요타, 다임러 등 대표 업체들이 돈 줄 확보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임금삭감을 시작하고 사업계획을 새로 짜고 있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자동차 회사 신용등급을 대거 낮추거나 하향조정을 예고하면서 업체들이 급해졌다.

다임러, BMW, 도요타 등 세계적인 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도 무디스의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생산량 388만대에 달하는 해외 공장이 대부분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장은 열었지만 차 판매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가동 중단 일정을 연장해 다음달 13일에 문을 열기로 했다. 앞서 미국 앨라배마공장은 직원 한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자 지난 18일부터 가동중단에 들어갔으며, 이후 오는 31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인도, 체코, 터키, 브라질, 러시아와 기아차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다음달 8~11일 부활절 연휴에 붙여 2일가량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해외 공장 비상에 현대·기아차는 내수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국내 공장이 정상가동되고 GV80, 쏘렌토, 아반떼 등 신차가 호평을 받으며 중심을 잡고 있다.

GV80은 계약 3만대를 찍었고 지난 17일 출시한 쏘렌토는 사전계약이 2만6천대에 달했다. 7세대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대(1만58대)가 넘었다. 이는 지난해 아반떼 평균 판매대수(5천175대)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2015년 6세대 아반떼 첫날 사전계약 대수의 9배 실적이다.

전세계적인 SUV 열풍으로 최근 5년간(2015~2019년) 국산 준중형 세단 수요가 32%나 감소한데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낸 성과로 의미가 있다고 현대차는 평가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는 근무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투자자 신뢰 확보에 나섰다. 주가가 급락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총 800억원어치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했다.

또 기아차 사장에 해외 사업을 맡아온 송호성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을 새로 임명했다. 다음달 초엔 현대차가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를 하고 코로나19 영향 등에 관해 밝힌다.

다만 향후 코로나 타격 장기화로 미국과 유럽 지역 공장 가동이 원활치 않으면 고기능 핵심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긴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채 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세계경기가 무너지면서 내수시장까지 얼어붙으면 사면초가다. 현대·기아차에 앞서 3개 외자계 완성차업체들과 영세 부품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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