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조기 발견·치료시스템 구축 시급”
“난독증, 조기 발견·치료시스템 구축 시급”
  • 정인준
  • 승인 2020.03.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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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 현황과 치료법 3. 치료 출발점… 뇌(腦)의 반복효과정신·예체능 등 종합적 치료 중요테트리스·펌프 ‘전자오락’도 도움“선천적·가정환경 영향 많이 받아취약계층 학생 국가적 관심 필요”
아이윤병원 난독증클리닉센터에서 IM(Ineractive Metronome)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아이윤병원 난독증클리닉센터에서 IM(Ineractive Metronome)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펌프(모니터에서 화살표 내려 오면 발로 맞추는 전자오락)있죠? 이런게 난독증 치료에 도움이 돼요. 테트리스도 마찬가지구요”

아이윤병원 난독증클리닉센터 정은경 실장은 난독증 치료에 “전자오락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난독증은 정신적, 신경적 영역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영역에서 치료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난독증(Dysrexia)은 지능과 시력, 청력 등이 모두 정상이고 듣고 말하는 데 별다른 지장을 못느낌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관계되는 두뇌 신경회로의 문제로 인해 글을 원활하게 읽고 이해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지는 읽기 장애 증상을 말한다. 눈으로 입력된 신호와 출력되는 신호가 다른 것인데, 이를 일치시켜 주는 치료가 난독증 치료의 핵심이다.

아이윤병원 난독증클리닉센터는 국내 병원 중에서 난독증 전문 클리닉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센터는 난독증 치료와 관련된 각 진료과들이 협업체계를 갖추고 있고, 그동안 치료했던 경험이 학계에 보고 되면서 난독증 치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윤병원처럼 지역병원이 난독증클리닉센터를 갖추기는 쉽지 않다. 난독증이 죽을 병이 아닌 만큼 사회적 관심도 소홀할뿐더러 병원에 수익을 안겨줄 구조도 안되기 때문이다.

아이윤병원은 안과전문병원이었을 당시 ‘알렌증후군’(시력검사를 하면 이상이 없지만 글씨가 흐려지고 겹쳐 보이는 증상) 치료영역의 확대를 위해 난독증클리닉센터를 만들었다. 국내선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치료하던 난독증을 울산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한 것이다.

센터의 15년여 임상경험은 국내 난독증치료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난독증 치료가 정신과적, 신경과적 치료에 우선하고 있다면 아이윤병원은 종합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난독증의 치료는 ‘뇌(腦)의 가소성’에 있다. 뇌 가소성은 뇌세포와 뇌부위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퇴화 되거나 고착화 또는 기능이 정지된 뇌세포가 반복적인 작용에 의해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뇌졸중으로 신체가 마비됐을 때, 반복적인 재활훈련을 하면 뇌세포의 변화로 신체반응이 회복되는 현상이다.

난독증도 마찬가지다. 시각적인 읽기 신호가 왜곡됐을 때 반복적인 훈력과 다양한 치료시도로 이를 받아 들이는 뇌세포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난독증 치료는 안과, 신경과, 정신과, 언어, 행동, 예체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종합적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펌프, 테트리스 등의 전자오락이 난독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아이윤병원 난독증클리닉센터는 울산교육청이 지원하는 난독증학생 치료를 담당했다. 치료는 진단·검사로 난독학생을 발굴하고, 이 학생들에 맞는 맞춤형 클리닉으로 진행됐다.

난독증 치료지원을 받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느린학습자군에 포함된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을 난독증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난독증 증상을 보였다. 치료는 10회 클리닉으로 진행됐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만족도가 높은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학계에선 인구 10~20% 선에서 난독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명 중 1~2명은 글자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난독증은 외견상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함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 난독증은 치료 가능한 증상으로 특히 어렸을 때 조기발견과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아이윤병원 윤영선(의학박사) 이사장은 “난독증 치료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보람도 크다”며 “난독증 치료는 아이의 삶을 바꿔 주는 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발견과 적확한 치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독증은 선천적인 요인과 함께 위축된 가정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며 “취약계층 난독증 학생 치료에 교육부 또는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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