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수칙 지키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수칙 지키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3.2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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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공현장 설명회에서 발주청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려던 우리 회사 직원이 끼고 있던 장갑을 자연스레 벗더니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순간 상대방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직원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잠시 깜빡한 모양이었다.

사실 요즘은 악수보다 주먹을 서로 부딪히는 ‘피스트 범프(fist bump)’ 즉 주먹인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 실제로 주먹인사를 할 때 세균이 전염되는 속도가 악수할 때의 그것보다 20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그런데 친근감과 교감을 주고받던 신체접촉 인사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되고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 되어버린 듯하다.

정부에서는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를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기간으로 정했다. 이 중 국민행동지침에는 악수와 같은 신체접촉을 피하고 건강거리 2m를 꼭 지켜달라고 당부한다. 또 생필품 구매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한다. 현 상황에선 너무도 당연하고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필자는 업무가 현장 중심으로 이루어져 재택근무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외근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차를 몰고 현장으로 향하다 보면 도로변이나 복개천 곳곳에 활짝 핀 봄꽃들에 시선이 빼앗기게 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봄나들이 행사를 줄줄이 취소해 가면서까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자연은 너무 천진난만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학교나 소방서, 공공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입구에서 체온, 손 소독,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 되었다. 조금 염려스러운 것은, 이 같은 절차를 전문방역요원이 아니라 소속 직원들이 진행한다는 점이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는데 방문객들까지 챙겨야 하니 업무가 얼마나 가중되겠나 하고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위생관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에 어쩌면 당연히 책임져야 할 임무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 건설 분야에서도 위생 개념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철저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먼저, 현장에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으레 갖게 되는 안전교육에 위생관리 항목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만 국한시켜서 될 일이 아니다. 근로자들의 발열상태 관리부터 식사나 간식 시간 전의 손 씻기, 전염병 차단 기능이 보강된 방진마스크 착용, 기침예절 준수와 같은 교육내용을 그 속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건물이나 주택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할 때, 출입구에 무인발열측정기를 갖추고 식당에서 볼 수 있는 분사형 자동손소독기도 설치해야 할 것이다. 아직은 마스크 수급이 원만하지 못한 편이지만, 수급 상황이 나아지면 출입구에 일회용 위생마스크 보관함을 따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 같은 시스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날도 그리 머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새로운 확진자의 발생 추세가 점차 누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민들이 그만큼 행동지침을 잘 지키고 위생관리를 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 반전의 이면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의료진과 봉사자, 관계자들의 노력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방심을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지금껏 잘 지켜오고 있는 여러 가지 수칙을 잠시라도 소홀하게 여긴다면 우리는 또다시 어려운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에서는 이달 18일부터 매주 수요일을 ‘울산시민 방역의 날’로 정하고 오후 5시만 되면 일제방역에 나서고 있다. 공공기관, 기업체, 시민 모두가 세정제나 소독제를 묻힌 천으로 사무실 또는 시설 내부의 자주 접촉하는 면이나 물건들 이를테면 휴대전화기, 컴퓨터자판기, 탁자, 의자, 문고리 등을 소독하는 일에 적극 동참해서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그리고 하루빨리 극복했으면 한다.

김정숙 배광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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