綿마스크로 더 빛나는 공직사회의 양보정신
綿마스크로 더 빛나는 공직사회의 양보정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3.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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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기관·단체장들의 통 큰 기부가 줄을 잇는 가운데 일반 공무원들도 어려운 처지의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어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미담의 이면에는 울산지역 시·구·군 공무원들의 양보와 배려의 정신이 짙게 배어 있다. 이들이 꾸는 꿈은 취약계층의 시민들이 제때 구하기 힘든 ‘공적마스크’를 한 장이라도 더 장만해서 기부하는 일이다.

지역 공무원들이 지혜를 모아 마련한 행동지침이 있다. ‘면(綿)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면서 공적마스크를 기부용으로 모으는 것이다. 24일 1차로 모은 공적마스크는 1만6천 장에 이른다. 면마스크는 1인당 2장씩 돌아갔고, 공무원들은 이 마스크를 25일부터 공적마스크 대신 쓰기 시작했다. 잦은 대민 접촉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민원창구와 보건현장 직원들만 그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이다.

지역 공무원들이 착용하는 면마스크는 필터를 바꾸어가며 사용하는 필터교체형이다. 침방울 차단 효과가 보건용 마스크와 비슷하다는 것이 이 마스크의 장점이다. 송철호 시장도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면마스크를 기꺼이 추천한다. 공무원들이 양보와 배려의 정신으로 장만한 공적마스크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 기증된다.

앞서 송철호 시장과 노옥희 교육감, 박태완 중구청장, 이선호 울주군수 등 지역 기관·단체장들은 24일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시민들과 고통을 나누겠다는 생각으로 급여의 30%를 반납·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6일에는 5개 구·군 단체장들이 ‘군수·구청장협의회’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동참 의사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은 25일 급여의 30%를 4개월간 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같은 날 5개 구·군의회의장협의회도 소외 청소년들에게 줄 마스크 지원 성금 1천200만원을 공동모금회에 맡겼다.

이처럼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물결을 이루는 공직사회의 양보와 배려의 정신은 우리 민족의 의식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긍정의 DNA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DNA는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이 엄혹한 시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우리 민족에게 가져다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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