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투명한 정보 유통으로부터”
“4·15 총선은 투명한 정보 유통으로부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3.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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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온통 코로나19에 몰려있다.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난맥상이고, 올해 성장지수 전망은 비관적이다. 감염이 두려운 국민은 공포에 떨며 사회생활에 쉽게 나서지 못한다.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4월 5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달라고 읍소한다. 언제까지가 될지도 모르면서 온 국민이 참아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런데 총선이 코앞이다. 이번 총선은 이전과 모양새도 다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도가 새롭게 도입되었어도 잘 알지 못하는 유권자가 많다. 누가 후보인지 정보가 필요하지만 좀처럼 회자(膾炙)되지 않는다. 이래저래 깜깜이 선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4월 5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선거운동 기간과 4일이 맞물린다.

선거운동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다. 세(勢)를 과시하며 거리를 활보할 수 없고, 선거사무실 개소식, 지지자 모임 등 사람을 모을 수도 없을 것이다. 후보자로서는 난감한 일이다. 대체방안으로 유튜브, 홈페이지 등을 이용한 인터넷 선거운동, 문자나 밴드 등을 활용한 모바일 선거운동의 가치가 높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비대면(非對面)의 정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분명하고 투명한 정보의 유통이다.

요즘 지자체들 사이에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배부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시작은 기장군이란다. 지금까지 나눠준 KF94 마스크 양만 150만 장에 달하고, 손소독제까지 알뜰하게 챙겼단다. 울산광역시도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1회용 덴탈마스크를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마스크의 질과 양은 달라도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의지와 정성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데 마스크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겼다. 시의원, 구의원들이 단체문자를 통해 앞 다퉈 홍보하다 보니 실행기관의 행보보다 앞서 나간 것이다. 이런 단체문자들이 불분명하고 불투명한 정보 유통의 대표적인 예다. 동구의 이야기다.

어떤 이는 마스크 물량이 50만 장이라 하고 어느 의원은 20만 장이라고 하는데 이번 배포물량은 20만 장이 맞았다. 배포날짜도 혼선이었다. 어떤 의원들은 지난주 금요일, 토요일 나눠준다고 했는데 정작 배포일자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였다. 적지 않은 주민들이 헛걸음질했다. 더욱 살펴보면 ‘누가, 어떻게’ 마스크를 사서 나누어 주는 것인지 실행 주체가 쏙 빠져 있다. 기쁜 소식을 더 빨리 알리고 싶은 구의원, 시의원들의 의욕이 앞섰다고나 할까?

의회에서 의원이 강하게 건의해서 채택되었다면 의원들은 자기 몫을 다한 셈이다. 다음의 절차는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할 행정기관이 주관할 문제다. 알리미 역할까지 의원들이 한다면 월권에 가깝다. 동구청은 당시에 배포 계획을 주민들에게 밝히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구의원들이 구청보다 앞서 무성의하게 정보를 누설하는 바람에 스텝이 꼬이고 만 게다.

마스크 분배 이야기로 일례를 들었듯 우리 주변에 불확실하고, 불명확한 정보가 많다. 혼선이 생기고, 가짜뉴스에 농락당한다. 그러므로 정보의 왜곡(歪曲), 흑색선전, 후보자 비방 등 이전투구가 얼마나 횡행(橫行)하는지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주목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정당이나 후보자도, 지지자나 유권자도 정정당당한 4·15 총선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19를 계속 주시하되 총선에 대해서도, 선거와 관련된 깨끗한 정보 유통에도 코로나19에 못지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조재권 전 현대예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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