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15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해 실시한 당내 경선(2차) 결과 울산 남구갑에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남갑지역위원장을 역임한 심규명 변호사를 총선 후보로 결정했다.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사건의 중심에 섰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심 변호사는 지난 26일~28일 사흘간 권리당원 투표(50%)와 일반시민 투표(50%)로 진행된 경선에서 송 전 부시장을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공천권을 손에 쥐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 울산시장 후보로 나섰다 송철호 현 시장 단수공천으로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심 변호사와, 송 시장의 당선에 일등공신으로 민선7기 출범 후 경제부시장으로 울산시정 브레인 역할을 한 송 전 부시장의 경선은 울산 최고 빅 이벤트 중 하나였다.
특히 심 변호사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송 전 부시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이후 양자 간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펼치는 등 팽팽한 경선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승부가 싱겁게 끝난데는 ‘송 전 부시장으로는 총선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당원들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권리당원 투표에서 심 변호사는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당원들의 표를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울산 선거개입 사건에서 느낀 피로감이 영입인사들을 배제하고 구 민주당계를 중심으로 뭉치는 촉진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1차 경선에서 박성진 예비후보가 김광수 서강대 로스쿨 교수를 제치고 후보로 신선한 바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3자 경선에서 박 후보는 김지운 전 울산시당 대변인을 근소한 표차이로 누르고 후보가 됐으며, 화려한 스펙을 내세운 ‘조국 키즈’ 김 교수는 정병문 남구을지역위원장의 지지선언 등에도 불구하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박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송병기 전략공천설에 맞서 송철호 시장 캠프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경선에서 패했다. 이후 박 후보는 지역구에서 권리당원을 최대한 모집하고 밑바닥부터 훑어올라가는 선거전략으로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같이 치러진 울산 북구 경선에서 이상헌 현 국회의원이 이경훈 예비후보를 누리고 재선에 도전하게 된 것은 당원들이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해 투표에 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같은 경선 결과로 남은 울산 2곳의 경선 경쟁은 더욱 뜨거울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김태선 전 문재인대통령 청와대 행정관과 황보상준 전 동구지역위원장이 맞붙는 동구 경선은 3일부터 5일까지, 임동호 전 최고위원과 김광식 전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가 맞붙는 중구 경선은 7일부터 9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남은 민주당 경선의 최고 관심지역은 중구다. 청와대 하명수사의 가장 큰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임 전 최고위원이 공천권을 따낼지, 출마 경력이나 지역 조직세 등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김 전 상임감사가 후보에 오를지 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민 불안감이 커지면서 선거운동도 제대로 못하는 등 총선 분위기가 제대로 뜨지 않고 있다”면서 “이 상황 속에서 치러진 경선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당으로서는 컨벤션 효과를 충분히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