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울산 경선 ‘컨벤션 효과’ 톡톡
민주당 울산 경선 ‘컨벤션 효과’ 톡톡
  • 정재환
  • 승인 2020.03.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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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갑, 심규명 본선 진출·송병기 탈락… 선거개입 사건 부담 느낀 당원들 표 몰려
코로나19 악재에도 야권에 한발 앞서 울산에서도 지역별 경선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이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로 관심이 쏠리는 현상)를 충분히 보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15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해 실시한 당내 경선(2차) 결과 울산 남구갑에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남갑지역위원장을 역임한 심규명 변호사를 총선 후보로 결정했다.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사건의 중심에 섰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심 변호사는 지난 26일~28일 사흘간 권리당원 투표(50%)와 일반시민 투표(50%)로 진행된 경선에서 송 전 부시장을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공천권을 손에 쥐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 울산시장 후보로 나섰다 송철호 현 시장 단수공천으로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심 변호사와, 송 시장의 당선에 일등공신으로 민선7기 출범 후 경제부시장으로 울산시정 브레인 역할을 한 송 전 부시장의 경선은 울산 최고 빅 이벤트 중 하나였다.

특히 심 변호사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송 전 부시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이후 양자 간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펼치는 등 팽팽한 경선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승부가 싱겁게 끝난데는 ‘송 전 부시장으로는 총선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당원들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권리당원 투표에서 심 변호사는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당원들의 표를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울산 선거개입 사건에서 느낀 피로감이 영입인사들을 배제하고 구 민주당계를 중심으로 뭉치는 촉진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1차 경선에서 박성진 예비후보가 김광수 서강대 로스쿨 교수를 제치고 후보로 신선한 바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3자 경선에서 박 후보는 김지운 전 울산시당 대변인을 근소한 표차이로 누르고 후보가 됐으며, 화려한 스펙을 내세운 ‘조국 키즈’ 김 교수는 정병문 남구을지역위원장의 지지선언 등에도 불구하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박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송병기 전략공천설에 맞서 송철호 시장 캠프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경선에서 패했다. 이후 박 후보는 지역구에서 권리당원을 최대한 모집하고 밑바닥부터 훑어올라가는 선거전략으로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같이 치러진 울산 북구 경선에서 이상헌 현 국회의원이 이경훈 예비후보를 누리고 재선에 도전하게 된 것은 당원들이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해 투표에 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같은 경선 결과로 남은 울산 2곳의 경선 경쟁은 더욱 뜨거울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김태선 전 문재인대통령 청와대 행정관과 황보상준 전 동구지역위원장이 맞붙는 동구 경선은 3일부터 5일까지, 임동호 전 최고위원과 김광식 전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가 맞붙는 중구 경선은 7일부터 9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남은 민주당 경선의 최고 관심지역은 중구다. 청와대 하명수사의 가장 큰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임 전 최고위원이 공천권을 따낼지, 출마 경력이나 지역 조직세 등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김 전 상임감사가 후보에 오를지 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민 불안감이 커지면서 선거운동도 제대로 못하는 등 총선 분위기가 제대로 뜨지 않고 있다”면서 “이 상황 속에서 치러진 경선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당으로서는 컨벤션 효과를 충분히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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