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母 홀로 계신데…”보호자들 망연자실
“老母 홀로 계신데…”보호자들 망연자실
  • 성봉석
  • 승인 2020.02.2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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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대규모 요양병원 작업치료사 확진 판정
27일 울산지역 7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의 근무지인 울주군 삼남면 한 요양병원이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조치 됐다. 최지원 기자
27일 울산지역 7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의 근무지인 울주군 삼남면 한 요양병원이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조치 됐다. 최지원 기자

 

“우리 엄마 어떡하나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울산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가족 간 ‘생이별’ 사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7일 울주군 한 대규모 요양병원 직원이 울산지역 7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된 가운데 이날 해당 병원 앞에서 만난 보호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80대 노모가 병원에 입원해있다는 김모(42·여)씨는 “정말 확진자가 왔다간 것이 맞냐”고 거듭 물으며 “어제 어머니가 입원했는데 뒤늦게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골절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요양을 위해 이곳으로 모시고 왔는데 너무 걱정된다”며 “엄마가 식사를 너무 못 드신 상태라 면역력도 떨어졌을 텐데 면회도 안 되고, 모시고 나오지도 못 하니 미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입원 당시 방호복을 입히길래 코로나19 예방을 잘한다고만 생각했지 의심환자 때문이라고 생각 못했다”며 “병원에서 입원 상담할 때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있으면 사전에 미리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사전에 고지만 해줬으면 어머니가 입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항의했다.

아울러 “병원 담당자는 잘못되면 책임을 진다고 하던데 연세도 많으신 어머니가 잘못돼서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도대체 무슨 책임을 지겠다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 측은 당시 상담 직원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입원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상담 직원이 인지하기 전에 해당 환자의 상담과 입원이 이뤄졌다. 의심환자가 있는 것을 알고도 입원을 시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방호복을 입은 것은 코로나 예방차원이지 의심환자 때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병원에서는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던 A(23·여)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는 의사 15명과 간호인력 112명, 재활치료사 61명, 기타 65명 등 직원 253명이 일하고 있으며, 중증 환자 등 394명이 입원해 모두 합치면 647명에 달한다. 이밖에 간병인 등 98명까지 포함하면 무려 745명이 있는 대규모 병원이다.

울산시는 A씨가 근무했던 재활치료실을 포함해 병원 전체를 소독하고, 해당 병원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환자 감염예방 등 조치에 나섰다. 또 A씨와 접촉했던 동료직원 7명은 자가격리 조치하고, 치료환자 11명은 한 병실에서 관리 중이다. 이들 모두에게는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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