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27 1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전에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을지연습에 참가할 때면 다양한 위기상황들을 상정하여 시청, 구·군청과 각급기관의 담당자들이 대응하고 조치하는 훈련을 했다. 비록 실제상황은 아니지만 시설물 파손, 사상자 발생, 전염병 발생, 매점매석 행위, 유언비어 유포 등 위기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의 훈련이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곤경에 빠져 있다.

얼마 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게 되어 버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등급인 3단계로 격상하고 자국민에게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스라엘에서도 본국이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전세기 2대로 입국이 금지된 우리 국민 500여명을 돌려보낸 데 이어 이미 입국한 성지순례객 등 1천300여명도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요즘은 일상 속에서도 늘 뉴스 채널을 켜두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한 2월 26일 09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총 1천146명이다. 그 중 대구·경북지역이 944명으로 전체의 82.3%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의 환경도, 울산의 분위기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바깥출입을 자제해야 하다 보니 직장근무도 점차 재택근무 형태로 바뀌고, 거래처와 소통할 때는 전화, 메시지, SNS, 이메일을 사용한다. 얼마 전 필자가 물품을 구매하러 잠시 외출을 했는데 대학가가 있는 무거동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평소라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식당도 빈자리가 가득했고, 대로변의 일부 편의점은 일찍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구입하러 가까운 약국과 생활용품점을 찾은 사람들은 이미 품절됐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정말 망연자실하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우리 울산도 더 이상 안전지역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 5명(2월 26일 09시 기준) 가운데 4명이 신천지 교회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일부 확진자의 주요 동선을 보니 대중음식점, 병원, 약국, 대중교통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관련 정보는 울산시 홈페이지와 SNS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상황일수록 정부의 통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혼란과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되면 그 동선을 추적하여 그와 접촉한 사람을 격리·검사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이루어지므로 그대로 따르면 된다. 그리고 정부에서 강조하는 예방수칙 즉 개인위생수칙도 잘 지켜야 한다. 예방수칙이 너무도 당연하고 일상적이라고 해서 대충 하고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방문을 삼가야 한다.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었다.

전쟁 통에도 꽃은 핀다고 했던가. 국가위기 상황 속에서도 기업체나 유명연예인들이 코로나19 피해를 돕기 위해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는 미리 확보해둔 식자재를 나누고 발생한 수익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미리 여유 있게 준비한 사람들은 이를 나누어주고, 건물주 중에는 매출이 급감한 세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안 받거나 깎아주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감사하고 훈훈한 일이다. 시름에 빠져있는 이들에 대한 기부와 응원 릴레이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한다.

그동안 큰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잘 극복해 왔듯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이번 위기도 반드시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국민들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김기환 민방위 전문강사/예비역 소령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