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뼈 / 이시향
물의 뼈 / 이시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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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물의 살을 맛보고 가자

앙상하게 드러나는 물의 뼈

“허공에 날개가 돋는 느낌이다.”

 

* 3행 김신용 시인의 시 ‘물의 뼈’에서 인용

 

노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했다.

물은 온갖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이렇게 물은 자신을 뽐내지 않고 항상 아래로 향한다. 이러한 부드러움의 상징인 물에도 뼈가 있다는 말은 언뜻 듣기에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디카시라는 장르상 사진을 보면 쉽게 물의 뼈를 찾아볼 수 있다.

찬바람이 물의 살을 음미하고, 물의 뼈를 만들고 떠났다.

찬바람은 어쩌면 사람들의 차가운 말과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차가운 말은 상처를 주고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우리는 또 다른 말로 상처에 가시를 돋게 한다. 가시는 아주 날카로운 비수처럼 심장에 박힌 뼈처럼 아리게 아프다.

깊숙하게 박힌 뼈를 없애는 방법은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말의 체온으로 녹여서 저절로 상처가 아물어야 하지 않을까?

강은교 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라는 시처럼 불이 아닌 물이 되어 허공에 날개를 활짝 펴고 그곳에서 물처럼 날아보자.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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