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확진자 동선 따라 상권 마비 ‘낙인효과’ 우려
울산, 확진자 동선 따라 상권 마비 ‘낙인효과’ 우려
  • 성봉석
  • 승인 2020.02.2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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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상호 공개에 업주들 ‘발 동동’… 질본 “소독 후 24시간 지나면 이용 가능”일부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 지원도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장사가 안 될까봐 더 무섭습니다.”

최근 울산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동선이 속속들이 공개되는 가운데 지역상인들이 낙인 효과를 우려하며 벌벌 떨고 있다.

26일 찾은 울산지역 5번째 확진자가 들린 남구 달동의 한 음식점은 문이 굳게 닫힌 채 임시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이날 오후 남구보건소는 해당 점포의 소독을 깨끗하게 마쳤지만 점주의 마음은 깊은 시름에 얼룩졌다.

점주 최모씨는 “아침에 자다가 보건소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돼 걱정이 컸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며 “며칠 휴업하는 거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이해한다해도 상호명이 공개되다보니 앞으로 손님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장사하는 사람들 거의 빚지고 장사한다”며 “빚도 갚고 가족들도 먹여 살려야하는데 앞길이 막막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같은 걱정은 비단 최씨만의 일이 아니다.

남구 무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안모(50)씨는 지난 25일 3번 확진자 동선에 점포가 포함되면서 피해를 입었다. 이 음식점은 3번 확진자가 확진 이전 방문해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씨는 “어제 확진자 동선 공개 이후 가게로 전화 수십통이 오고 난리가 났다. ‘확진자가 몇 시에 왔느냐’, ‘어느 자리에 앉았냐’는 등 문의 때문에 가게가 엉망이었다”며 “장사를 할 수 없어 보건소 연락 이후 바로 가게 문을 닫았고, 오늘도 문을 못 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우리 가게는 보건소 소독도 안 하고, 자가격리 대상자도 없다. 확진자가 감염 전에 온 건데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그게 아니지 않느냐”며 “휴무야 감염병 예방차원에서 한다 해도 식당 같은 경우는 확진자가 가게에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도 기피하게 된다. 이미지 악화가 심각해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는 영업 피해가 막심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상인들이 이같이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어도 현재까지 뚜렷한 지원방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다만 일부 기업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임대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가 방문했던 장소라도 소독을 마치고 24시간이 지나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관할 보건소 등에서 확진환자가 다녀간 곳을 폐쇄하고, 환경소독을 실시한 뒤 24시간이 지나면 해당 장소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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