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환경위성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환경위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2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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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뉴스의 블랙홀이 됨에 따라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는 소식들이 있다. 본고에서는 그들 중 대기환경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업적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020년 2월 19일 오전 7시 19분경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노고가 집약된 정지궤도 복합위성 2B호(‘천리안2B호’)가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고, 지상국과의 통신에도 성공했다. 이 위성은 3월 초까지 5차례의 전이궤도 변경을 통해 고도 3만6천km의 정지궤도에 안착한 이후 2030년까지 그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기존 ‘천리안2A’와 이번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독립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위성 구조체와 열제어 부품, 전력분배장치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했고, 비행 소프트웨어와 관측영상기하보정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독자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공공 또는 민간에서 국내 정지궤도 임무위성을 개발하는 데 큰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이 위성의 임무다. 이 위성은 대기환경과 해양환경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지금까지 대기환경을 감시하기 위한 위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저궤도 위성으로 우리나라 상공을 하루에 1~2회 지나가 연속관측이 불가능했고, 이마저도 기상상황이 나쁘거나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시간이 야간인 경우 자료의 획득이 불가능해 얻을 수 있는 자료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사된 위성은 정지궤도 위성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개의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 전 지역의 1/3을 커버할 수 있다. 즉 정지궤도 환경위성 3대면 전지구의 환경을 관측, 감시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경부(과기정통부, 해양수산부 공동)와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기구(ESA)는 기후-대기환경 감시를 위한 정지궤도 위성의 개발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GEMS, 미국의 TEMPO, 유럽의 Sentinel-4가 그것인데 우리나라의 GEMS가 이번에 발사되었고, TEMPO와 Sentinel-4는 각각 2022년과 2023년에 발사될 계획이다.

위성을 활용한 대기환경 관측의 장점은 광범위한 공간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측정소 주변 공간에 대한 대기환경을 파악하는 것으로 공간적으로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설치·운영비용을 고려했을 때 무한정 그 수를 늘릴 수도 없는 문제점이 있는데, 위성을 활용한 관측은 이러한 단점을 한 번에 극복할 수 있다. 천리안2B호의 관측영역은 남위 5°~북위 45°, 동경 75°~145°로 동서로 인도 중부에서 일본까지, 남북으로 인도네시아 북부부터 몽골 남부까지이며 오존과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에어로졸 등이 측정대상 물질이다.

이러한 관측영역과 관측물질, 정지궤도 위성의 특성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동아시아 대기환경 변화를 연속 관측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대기오염물질의 국가 및 지역 사이의 장거리 이동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일기예보에서와 같이 대기질 예보에 필요한 대기오염물질의 농도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통계적 방법으로 산정하고 있던 배출량 자료에 대한 신뢰도 검증 및 향상을 위한 과학적 기반을 축적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위성에서 생산된 정보를 우리에게 필요한 형태로 전환하기 위한 알고리즘의 개발이 필요한데, 지상 및 항공관측, 모델링 연구들을 통해 알고리즘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지궤도 환경위성은 대기오염 현상의 파악과 원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어 전통적인 대기환경 연구의 한계에 대한 연구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위성에서 생산된 자료는 효과적인 대기환경 개선 정책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며, 대기환경 관리 능률을 높여 맑고 쾌적하며 안전한 대기환경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해당 자료들을 관측범위 내 국가들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대기환경 관리 기반이 부족한 아시아 내 개발도상국에 과학적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리더십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제적 위상을 높이게 될 것이며, 앞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간 협력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영일 울산발전연구원 시민행복연구실·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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