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때 축조한 경주읍성터서 ‘신라 팔부중상’ 발굴
조선 세종때 축조한 경주읍성터서 ‘신라 팔부중상’ 발굴
  • 박대호
  • 승인 2020.02.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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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읍성 복원정비를 위한 문화재발굴 과정에서 신라시대 석탑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팔부중상이 발견됐다. 신라시대 팔부중상이 성벽의 석재로 재활용된 사례로 당시 시대적 사상에 대한 중요 연구자료로도 눈길을 끈다.

경주시는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과 추진 중인 경주읍성 복원정비 사업부지에서 유적 발굴조사 중 조선시대에 축조된 성벽에서 통일신라시대 석탑에 사용된 팔부중상 면석 3매가 기단석으로 재사용됐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팔부중은 부처의 설법 청중을 구성하는 다양한 무리 중 하나로, 인간 이외의 다양한 존재를 일컫는 집합적인 용어다. 천과 가루라/ 용과 야차(夜叉)/ 건달바와 아수라/ 긴나라와 마후라가 등 하늘의 천신, 땅에 사는 지신과 축생, 물에 사는 수신, 그리고 인간도 신도 아닌 반인반신이나 귀신같은 것들을 의미한다.

팔부중상 면석은 다른 나라 탑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고 통일신라시대 석탑에서 창안된 독특한 부조상이다.

팔부중상이 부조된 탑재 3매는 경주읍성의 동문(향일문) 및 성벽의 북쪽구간으로 북벽으로 연결되는 5구간의 체성 벽에 덧대어 있는 치성의 가장 아래인 기단석으로 사용됐다.

현재까지 경주지역에서 확인되고 있는 팔부중상이 부조된 석탑 및 탑재 중에서 동일한 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조각 전체가 8세기대의 조각양상에 비해서 정교하지 못한 편이고, 천의 자락 날림이 부자연스럽고 손 모양도 변형된 점 등으로 미루어 9세기 중반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관련 전공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경주읍성은 고려시대 축조되었다. 팔부중상이 발견된 구간의 치성은 발굴조사를 통해서 체성과는 별도로 축조된 것으로 확인된다. 문헌기록을 통해 조선시대 세종(1418~1450년)연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문화재재단 박종섭 팀장은 “치성이 조선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볼 때 팔부중상 석탑재가 성벽의 석재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당시의 사상적 배경과 불교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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