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교회, 책임 있는 자세로 협력해야
신천지교회, 책임 있는 자세로 협력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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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코리아’를 강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태국 등 지구촌 여러 나라가 코리아를 여행위험지역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지명까지 밝히며 “대구·경북청도에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는 권고를 자국민들에게 했다. 천주교 수원교구가 23일 동참함으로써 미사를 중단한 교구는 대구대교구, 안동교구, 광주대교구 등 4개 교구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청정지역’ 사수를 벼르던 울산에서도 신천지 신자 A씨(27·여)가 첫 확진자로 밝혀진 이후 혼돈상태로 빠져들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 중심에 신천지 교회가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신천지 교회는 아직도 책임 있는 자세가 안 보인다는 지적을 받는다. 울산시는 23일 신천지 울산교회로부터 지난 16일 오후 A씨와 함께 예배를 보았다는 신자 233명의 명단을 건네받았다. 이 숫자는 울산교회가 앞서 밝힌 100여명의 2배가 넘어 불신을 자초한 셈이 됐다. 신천지 울산교회는 정확한 자료를 시에 제공하고 4천800여명으로 추산된다는 울산지역 교인 전수조사에도 흔쾌히 협조할 의무가 있다. 115만 울산시민 전체의 안위와 위신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날 오전 복지여성건강국장 기자회견에서 협조가 잘 안 되면 경찰과 남구보건소 등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필요한 자료를 강제로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천지 교회는 다른 지방에서도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 측이 공개한 경기도내 교회시설·부속기관의 상세주소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경기도가 자체 파악한 숫자와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신천지 측에 “16일 열린 대규모 대구 집회에 참석한 신도의 세부 자료를 공유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신천지 측 자료에는 전국 교회시설·부속기관은 1천100곳, 경기도 239곳이고, 경기지역 시설은 교회가 59곳, 부속기관이 180곳 등 239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울산에서는 신천지 울산교회 아래 부속기관(복음방) 17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신천지 울산교회는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녀온 신자수가 6명이라고 했으나 이마저 정확한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분명히 존재한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종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수조사를 위해 어떻게 해서든 신천지 교인의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국에 촉구했다. 박 시장은 “신천지 특성상 그들이 제공한 명단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그는 또 “서울시는 대구 신천지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람 중 서울 소재 참석자 17명의 명단을 받아 추적을 마쳤지만, 명단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신천지 교회 측이 정확한 자료의 공개를 꺼리는 이유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기성 기독교단이 ‘이단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장의 다음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한 핵심은 신천지교의 집단감염이다. 지역사회 확산을 최대한 막으려면 지금부터 더욱 과감하고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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