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확진자 무더기… 울산, ‘코로나19 막아라’ 초비상
영남권 확진자 무더기… 울산, ‘코로나19 막아라’ 초비상
  • 이상길
  • 승인 2020.02.20 2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번 확진자와 접촉한 시민 1명 격리 후 검사 결과 음성판정市, 외국인 유학생 관리·격리시설 추가·환자발생 대응 논의시교육청·대학·병원도 확진자 발생 대비해 신속대응 태세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이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의 코로나19 대응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이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의 코로나19 대응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영남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울산도 초비상이 걸렸다. 울산에선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대구 31번 확진자와 울산시민 1명이 접촉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울산시와 교육청 등은 코로나19 저지에 사활을 걸고 나사고 있다.

◇울산시, 코로나19 저지 총력 태세

20일 울산은 대구 31번 확진자와 한 울산시민이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였다. 이 시민은 중구 태화동에 거주하는 A(28·여)씨로 코로나19 역학 조사를 벌인 결과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

A씨는 31번 확진자가 방문한 새로난한방병원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조치 통보를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은 대구 지역 상황이 최악으로 번지면서 울산시의 긴장수위는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2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그 결과 국내 확진자는 총 104명으로 늘었는데 새 확진자 22명 중 21명은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했다. 대구·경북지역 21명은 신천지대구교회 사례 관련 5명, 새로난한방병원 관련 1명, 청도 대남병원 관련 13명(사망자 1명 포함, 사망원인 조사 중), 기타 역학조사 중인 2명 등이다.

20일 울산시청 2별관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김석진 행정부시장, 유관기관, 구.군 부단체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기관별 대응상황 점검 회의가 열렸다.
20일 울산시청 2별관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김석진 행정부시장, 유관기관, 구.군 부단체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기관별 대응상황 점검 회의가 열렸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이날 송철호 시장을 비롯해 실·국장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관별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뒤 회의결과를 브리핑했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울산시의 접촉자 관리와 울산시가 확보하고 있는 음압병상이 수용 한계를 넘었을 경우의 대책, 격리시설의 추가확보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대책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한 뒤 시와 유관기관 간 적극적이고 확고한 협조체계의 확립을 주문했다.

아울러 외국인 유학생의 대거 복귀와 관련해 복귀하는 유학생들의 관리와 기숙사에 함께 거주하는 내국인 학생들의 별도 주거 공간 마련 등의 방안, 임시 격리시설을 즉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점검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관련해 시는 이날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 타 지역에서 들어오는 인구는 무조건 KTX 등 5개 관문만을 통해 울산진입을 허용키로 했다. 또 타지역에서 울산으로 오는 고속·시외버스 정류소 3곳 공업탑로터리와 태화로터리, 신복로터리 정류소를 무정차하기로 했다.

시는 지역 내 확진자의 접촉자가 발생할 경우,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즉시 환자 후송, 자가격리, 시설 방역, 상황 공유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임시격리시설을 교육연수원 40실, 내와수련장 10실 등 50실을 추가로 지정했다.

시는 현재 방역대책반과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역학조사반(즉각대응팀)과 현장방역반도 확대 운영 중이다.

20일 울산 남구 신복로타리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승차대기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20일 울산 남구 신복로타리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승차대기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시교육청, ‘심각’ 수준서 사전관리 나서

울산교육청은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심각’ 수준에 맞춰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확진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사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자는 것이다.

20일 오전 울산교육청은 노옥희 교육감 주재로 ‘코로나19 대응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9일 노 교육감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전국시도교육감 간담회 참석으로 갖지 못한 ‘긴급대책회의’였다.

노 교육감은 회의 석상에서 “울산에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인근 지역에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므로 위기대응을 강화하고 확진자 발생을 대비한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강도 높게 지시했다.

이에 따라 울산교육청은 위기경보수준이 아직 ‘경계’단계지만 ‘심각’ 수준에 준해 위기를 사전에 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 때 울산교육청은 노 교육감이 비상대책본부장으로 위기관리를 총괄하게 된다. 또 교육부와 협의해 학교에 대한 휴업·휴교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울산교육청은 접촉자 격리시설을 지정해 사전점검을 하고 보건당국, 학교, 유치원, 학원 등 분야별 비상연락망도 정비해 확진자 발생 초기 신속대응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울산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금 5억9천600만원이 교부됨에 따라 학교운영비로 사전에 방역물품을 준비한 일선학교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 19 집단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0일 울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 운전사가 시외버스에 방역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 19 집단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0일 울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 운전사가 시외버스에 방역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지역 대학ㆍ병원도 만전 태세

대학들도 이번 사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울산대의 경우 전체 학생 2천900명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거주자가 300여 명에 달한다.

울산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방학을 연장한 상태여서 현황파악이 어렵다”며 “개학을 하더라도 특정지역 학생들의 동선을 통제하는 것은 현실상 어려워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울산대 75명, UNIST 2명의 중국인 유학생과 교직원을 글로벌 기숙사에 격리중이다.

병원도 코로나19 남하에 맞춰 실질적인 통제에 나섰다.

음압병상 5병상과 음압격리병상 3병상이 있는 울산대학교병원은 19일 오후부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면회객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면회는 주치의가 통제하되 허가된 보호자만 가능하고, 중환자실은 의료진이 연락할 경우만 출입할 수 있다. 감염에 취약한 호흡기와 감염내과 외래 환자는 신관 주차장 옆 별도 출입문으로만 병원에 들어와 진료받도록 했다.

한편 19일 오후 4시 현재 울산에선 총 171명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관리를 받고 있다. 이중 접촉자 관리가 8명으로 전날(18일)에 비해 1명 늘었다. 이 한명은 현재 자가 격리 중이다. 능동감시자 관리는 17명으로 현재 모두 격리 해제됐다. 의사환자 관리는 146명으로 이 중 12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18명이 자가격리 검사 중이다.

이상길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