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망 좁히며‘청정울산’넘보는 코로나19
포위망 좁히며‘청정울산’넘보는 코로나19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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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시시각각 포위망을 좁히면서 ‘청정 울산’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환자가 19일 하루에만 20명이나 새로 발생했다. 눈여겨볼 것은 신규환자 20명 가운데 18명이 울산의 1시간 생활권이나 다름없는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점이다. 신규환자가 다수 발생한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이 지역 의료기관들은 응급실 즉시폐쇄 등으로 대응했다.

걱정을 더 키우는 것은 가까운 부산의 병원 2곳(해운대 백병원, 개금 백병원)에서도 의심환자가 1명씩 생겨난 일이다. 개금 백병원은 이날 오후 역학조사 진행과 동시에 20일 오전까지 응급실 폐쇄 방침을 밝히고 전 직원의 응급실 출입마저 금지시켰다. 대구·경북에 이어 부산서도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울산대병원도 확산 예방 차원의 선제대응에 나섰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이 된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보고 19일 오후부터 면회객 전면통제에 들어간 것이다. 병원 측은 주치의가 허가한 보호자의 면회만 허용하고, 중환자실은 의료진 연락이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전시’로 본다면 울산은 지금 적에게 점령당한 대구·경북이나 당하기 직전의 부산에 포위된 모양새다. 그러자 울산시의 움직임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19일 오후에는 변태섭 울산시의사회장을 단장으로 8명이 참여하는 ‘울산시 방역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울산시는 특히 울산의 관문이나 다름없는 고속·시외버스 정류소 3곳(공업탑·태화·신복로터리)에 대한 ‘무정차 운행’ 방침을 관련업계에 알렸다. 울산시와 ‘안전모니터봉사단 울산연합회’는 이날 오전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남구 달동, 삼산동 일대에서 소독·방역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유념할 것이 있다. 행정·의료기관에서 아무리 빈틈없이 대응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 시점에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시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협조정신이다. 새 환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대구만 하더라도 모 종교단체 신도인 60대 여성(국내 31번째 확진자)의 몰지각한 행동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 ‘슈퍼 전파자’가 확진 전 열흘간 병원·호텔·한방병원을 돌아다니며 접촉한 사람은 줄잡아 166명이나 된다. 한 사람의 부주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대구시는 지난 9일과 16일 31번 확진자와 예배에 같이 참여한 이 종교단체 신도 1천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 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필요한 것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권 시장은 19일 “대구시 자체 역량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반 파견 △필요한 역학조사 및 의료 관련 인력 지원 △음압병실 확보 지원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정부의 몫이겠지만 일반국민도 반드시 지켜야할 일이 있다.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31번 확진자와 같은 행동과 담을 쌓는 일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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