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퇴 의사 없느냐”… 고강도 통합당 공천 면접
“용퇴 의사 없느냐”… 고강도 통합당 공천 면접
  • 정재환
  • 승인 2020.02.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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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6개 지역구 20명 대상 등… 공관위, 총선 후보 날세운 질문

미래통합당의 울산 공천후보자 면접에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대대적인 ‘물갈이’ 방침을 예고하듯 후보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압박에 들어갔다.

미래통합당(약칭 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울산을 비롯 부산, 경남 창원 등 영남권에 출사표를 던진 76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했다.

울산 남구갑 면접에서 공관위는 현역 이채익 의원을 향해 “지금까지 많이 했는데, 용퇴 의사가 없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이 의원이 면접 후 기자들에게 밝혔다.

재선인 이 의원은 1990년대부터 울산시의원, 경남도의원, 울산 남구청장, 울산항만공사 사장 등을 지내며 울산 정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다. 그런 만큼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느냐는 취지다. 한 공관위원은 이 의원에게 “정갑윤 의원이 용퇴했는데 왜 안 그만뒀냐. 정치도 오래했는데 그만하는게 맞지 않느냐”라고까지 쏘아붙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자신의 탈원전 저지 의정활동과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 폭로 활동 등을 거론하며 “지금 당내에는 ‘투쟁 전사’가 필요하다.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탈원전을 꼭 막아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구에 나선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 역시 “왜 이리 전과가 많냐”는 지적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전력을 질문받았다. 김 전 청장은 “뇌물 혐의가 무죄가 나온 경위를 설명했다”고 했다.

정치신인인 최건 예비후보에게는 총선 필승전략과 인지도를 어떻게 올릴 것인지,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앞서 정갑윤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울산 중구 면접에서는 공관위원들이 예비후보들의 총선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정연국 예비후보는 “유권자들에게 무엇으로 어필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존 정치인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 유권자들에게 참신성과 개인 경쟁력으로 어필하겠다”고 답했다.

문병원 예비후보는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며, 중구에 있는 1만명의 장애인들에게 승부를 걸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동우 예비후보는 “35년간 중구를 지키며 한 번도 당을 배신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으며, 박성민 예비후보는 “한국층 지지층을 적극 끌어낼 수 있는 후보며, 민주노총까지 설득시킬 수 있다”고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어진 울산 울주 면접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바꾼 지역민심과 필승전략 등을 공통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신장열 예비후보에게 “울주군수와 국회의원은 엄연히 다르다. 3선 단체장까지 했는데 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하느냐”는 송곳 질문을 했으며, 신 예비후보는 최근 법원의 재판 선고 결과에 대해 “결백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범수 예비후보는 “왜 울산에서 출마하려고 하느냐”는 공관위 질문에 “내 고향이 울산 울주이고, 경찰로 현직에 있으면서 3차례나 울산에서 근무했다”고 답했다.

장능인 예비후보에게는 그가 활동하고 있는 미담장학회 운영과 활동 등에 관심을 보였다.

울산 남구을에서는 현역인 박맹우 의원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경쟁자로 면접에 임했다. 이들은 면접이 끝난 뒤 "민감한 만큼 (언론에) 면접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과 김 전 시장은 “혹시 이야기가 나오면서 잘못 전달될 수도 있어 일체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다만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는 말만 드리겠다”고 했다.

공관위는 동구는 안효대, 권명호, 강대길 예비후보와 북구 박대동, 박천동, 박상복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에서도 “당협위원장을 했음에도 지지도가 상승하지 않은 원인이 무엇이냐”, “타 당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있느냐”, “필승전략은 무엇이냐” 등 강도높은 질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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