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의 실험…“여성공무원도 야간당직”
울주군의 실험…“여성공무원도 야간당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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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4월부터 실시하는 울주군의 행정실험 ‘남녀통합당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야간당직에 여성공무원을 참여시키는 실험은, 울산에서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울주군의 시도는 여성공무원의 수적 우위가 빚어낸 고육책이겠지만 시대의 흐름일 수도 있다. 군 관계자 말대로 군의 여성공무원 비율은 54%나 된다. 또 당직근무에 성별 구분이 필요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말에도 수긍은 간다. 최근 당직제도 개선을 위해 직원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70%가 여성 숙직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군에서는 그동안 당직을 ‘일직’(주말·공휴일 오전9시∼오후6시)과 ‘숙직’(평일 오후6시∼다음날 오전9시)으로 나눠 일직은 여성이, 숙직은 남성이 맡아 왔다.

하지만 남녀통합 당직을 일반화시키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젊은 여성이라면 가정에서 육아와 교육, 더러는 (시)부모공양 책임을 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합당직이 근무조건의 양성평등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한 군 관계자의 말은 어느 시점, 수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단정은 이르지만, 그럴 개연성은, 전혀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지난해 5~6월, 부산 국제신문은 어느 자치구 사례를 들어 “여성도 58%가 찬성해 여성숙직을 추진했으나 결국은 여성 신청자가 없어 남성 숙직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 때문인지 여성공무원 숙직을 추진하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범’ 기간을 따로 두기도 한다. 울주군처럼 4월부터 남녀통합 당직을 시작하기로 한 서울 용산구도 현재 시범실시 기간을 거치는 중이다. 일부 지자체는 ‘전담직원 채용’이나 ‘여성당직 시 청원경찰 동시근무’를 검토하기도 한다. 울주군의 시도가 모범답안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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