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용한 전화·문자사기‘주의보’
코로나19 악용한 전화·문자사기‘주의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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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 때가 됐는데’ 하던 시점에 정부당국이 먼저 들고 나온 것이 있다. 코로나19를 악용한 전기통신사기 즉 전화사기(보이스피싱)와 문자사기(스미싱)에 대한 주의 당부 메시지다. 둘 다 휴대전화를 이용한다는 점과 사기범죄라는 점이 공통분모다. 그동안 일선경찰관서에서 주로 사용하던 신종범죄 용어(보이스피싱·스미싱)가 17일 정부 관계자의 입에서도 나왔다는 것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자리에는 금융위원회·경찰청 관계자도 배석했다.

코로나19 정보를 가장한 스미싱 문자사기 시도에는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거나 코로나로 택배가 지연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금품을 요구하는 등의 범죄행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스미싱 문자의 누적건수가 지난 15일 기준으로 무려 9천688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확진자라고 속이고 금전을 요구하는 가지치기 범죄유형도 생겨났다. “나 확진자인데, 당신 식당에 갔다 왔어. 소문이라도 내줄까?” 하는 식으로 공갈을 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한 악랄한 범죄행위임이 틀림없다.

보건당국이나 의료기관을 사칭하기 위해 전화번호 조작을 시도한 사례도 15일 기준으로 165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정부는 ‘개인의 주의’를 우선 당부한다. 그러면서 “본인의 개인정보가 탈취됐다고 의심되거나 휴대전화를 도난·분실했을 때는 △가입제한 서비스 △번호도용 문자차단 서비스 △킬스위치(Kill switch)의 3종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부탁한다. 여기서 번호도용 문자차단 서비스는 본인 전화번호로 인터넷 문자를 발송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서비스이고, 킬스위치는 분실한 휴대전화의 개인정보가 악용되지 못하게 휴대전화의 원격제어로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기능을 말한다.

‘눈 뜨고 코 베어갈 세상’이란 예나 지금이나 두루 통하는 속담이다. 어찌 보면 전화사기나 문자사기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쏙 빼닮았는지도 모른다. 신종과 변종이 빠르게 그리고 끊임없이 생성·소멸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같은 사기는 백신이나 치료약의 출현을 당장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주의가 필요하고 ‘개인의 주의’가 가장 필요하다. 일선경찰의 순회교육 못지않게 필요한 것은 집안 식구나 이웃 간의 긴밀한 정보교환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를 악용한 신종 사기는 어느 특정기관만 뿌리 뽑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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