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이산화염소 활용법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이산화염소 활용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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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발명과 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어려운 숙제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에게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집이고 이용대상이다. 또 이들은 생물의 세포를 활용한 끝없는 변신과 적응으로 우리들을 당황하게 한다. 연구자들 중에는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지쳐 결국은 백기를 들 것으로 예측하는 이도 있다. 흔한 코로나바이러스도 변종이 발생하면 대처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어떻게 편리성을 유지하면서 방역에 나설 것인가? 그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현재 우리로서는 최선의 대응일 것이다.

울산에서 미국으로 배(梨)를 수출하던 초창기의 일이다. 선적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던 배가 미국에 도착한 후에 확인해보니 과피(果皮)에 얼룩이 생겨 있었고 결국은 폐기처분을 하고 신용까지 잃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곰팡이균이 원인이었다. 해결방안을 찾던 울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WHO(세계보건기구)나 미국 FDA가 안전성을 인정하고 살균력도 함께 갖춘 이산화염소(ClO2)를 주목하게 되었다.

이산화염소(chlorine dioxide)는 어는점이 -59도, 끊는 점이 11도로 상온에서 녹황색을 띠는 기체다. 염소 냄새가 약간 나고 물과 에테르 등에 잘 녹으며 강력한 산화력을 갖고 있다. 사용 후 부산물로 인한 발암물질 생성이 없고, 빛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친환경적 특성이 우리가 바라던 물질이어서 활용을 적극 검토했다. 이산화염소는 특히 살균력이 뛰어났다. 대부분의 곰팡이나 O-157과 같은 식중독 박테리아,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의 살균에도 매우 높은 효과가 검증된 것이다.

이 같은 이산화염소를 미국에 선적하는 배에 적용한 결과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2014~15년에는 약 2억 원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고, 미국에서의 호평으로 수출 배의 신용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이 일을 계기로 울산시농업기술센터와 서울대, ㈜프르고팜이 손을 맞잡았다.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편리한 생산기술을 개발해 농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으로부터 연구자금을 지원받게 되었고, 2017년부터 2019년 말까지 3년간 공동연구를 거듭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 탄생한 것 중의 하나가 ‘점보 스틱’이라는, 대용량의 촛불과 같은 형태의 사용이 간편한 제품이었다. 인류가 그렇게 바라던 성 기능 개선제 ‘비아그라’가 심장병 약을 개발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되어 대박이 난 것처럼, 점보 스틱의 개발로 당초의 배 과피 얼룩 방지용보다 더 새로운 활용처가 만들어졌다. 현재 ㈜푸르고팜에서는 ‘퓨리 스틱’이라는 용량이 더 작은 제품을 만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증한 중국에 공급하는 중이다.

퓨리 스틱의 유럽 진출을 위해 이탈리아 마우리지연구소에 공인시험을 맡겼다. 그 결과, 실내 공간(100㎥)인 가정집과 다중이용시설, 병원, 신체 등에 적용할 경우 부유세균 수가 20일까지 청정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산화염소가 다음 6가지 장점 덕분에 청정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은 제품의 활용도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①식수와 음식의 살균에 허용된 안심물질이고 ②세균, 바이러스에 강한 살균력(알코올의 50만 배)을 지니고 있으며 ③발암물질의 발생이 없고 빛에 의해 쉽게 분해되며 ④암모니아 등의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효과가 있고 ⑤아토피 유발물질인 톨루엔 등을 제거하며 ⑥방출이 끝난 제품의 잔류물질도 구연산나트륨이 남아 안전하다는 것이다.

양초 모양의 ‘이산화염소 간편 스틱’은 배 저장 과정에서 과피 얼룩의 발생을 막고 미국 수출용 배 재배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이 간편 스틱이, 코로나19와 같은 악성물질이 감히 발붙이지 못하는, 청정한 삶의 공간을 위하여 새로운 촛불을 밝히게 되기를 소망한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토 소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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