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김이삭
동행 / 김이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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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우리 이렇게

한날한시

나란히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生일세그려.

 

춥지 않은 겨울 탓인지 때 이른 매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며 겨울잠을 찌르는 새싹들의 꼼틀거림이 달큼한 2월 바다를 떠나온 생선이 가지런하게 말려지고 있습니다. 

무를 송송 썰어 넣고 조림을 해서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와는 다르게 한날한시 나란히 가는 동행을 끄집어내는 시인의 눈과 마음 씀이 따뜻합니다. 

동행이라는 단어에는 함께하는 뜻이 포함되어있는 것처럼 하나가 걸려있는 것보다 두 개가 걸려있으니 가는 길이 덜 외롭고 맛도 더 있을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잡혀 와서 저렇게 널려있어 불행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시인의 눈에 띄어 동행이라는 따뜻한 디카시로 새로운 생을 살아갈 행운도 얻은 '동행'처럼 우리의 삶에도 불행과 행복이 동행하지요.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걸 알듯이 불행 뒤에는 항상 행복도 같이 따라다닌다는 것을 가르쳐 준 디카시를 만나 2월도 행복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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