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가 던진 의미 있는 메시지 “상생”
현대차노조가 던진 의미 있는 메시지 “상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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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때마다 ‘강성’, ‘투쟁’ 일변도의 이미지로 각인되곤 하던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이미지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새로운 고비를 맞으면서 몰라보게 달라져 주목을 받고 있다. 변화와 변신의 흔적은 12일자 현대차노조 소식지 ‘현자지부소식’에 뚜렷이 엿볼 수 있다.

이날의 소식지는 제목부터 “코로나가 노사 생존의지를 꺾을 순 없다”라는 표현으로 시작된다. 성명서 성격의 전문 내용은 조합원들에게 생산성 만회를 강조한 ‘부분조업 재개, 품질·생산성으로 고객신뢰 모아내자’라는 부제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고객이 없으면 노조도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는 표현은 우리 자동차업계가 처한 현실, 직면한 위기를 노조 집행부가 얼마나 정확히 꿰뚫고 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부품협력사에 대한 1조원 긴급자금 투입 환영’이란 중간제목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시휴업으로 경영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가짐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일련의 글 속에서는 ‘위 필링(we-feeling)’과 ‘공동체 의식’을 아주 진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느낄 수 있다. 역대 노조집행부에서는 쉽사리 기대하기 힘들었던 모습은 아닐까? ‘보수언론은 현대차 지부에 대한 색안경 벗어야 할 것’이란 표현에서는, 정도를 걷는 언론과 언론인이라도 스스로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무게감마저 깃들어 있다.

특히 “노사 생존을 위한 노조의 호소에 조합원들은 결코 경직된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된다”거나 “사측만 변화 의지에 공감해 준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현대차가 될 것”이란 표현 속에는 노조집행부의 현실 인식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아울러 회사에 대한 사려 깊은 애정과 자동차산업을 멀리 내다보는 혜안도 읽게 해준다.

현대차노조의 의미 있는 변신은 무죄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변화의 조짐은 새 집행부가 출범을 고하던 지난달부터 이미 감지된 바 있다. 또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이상수 신임 노조 지부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신종코로나(코로나19) 사태처럼 국가위기 상황에 노조 이기주의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노사 상생으로 희망을 주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사 상생의 정신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현대차는 지금보다 더 혹독한 시련이 닥친다 해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초심을 잃지 않는 노조, 그런 노조를 힘껏 뒤받쳐주는 사측의 아름다운 동행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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