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캔버스 위에서 숨쉬는 소나무 군락…
울산, 캔버스 위에서 숨쉬는 소나무 군락…
  • 김보은
  • 승인 2020.02.1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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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생 전문화가 김상원 개인전작업 전 과정 100% 현장서 진행17일까지 울산문예회관 제4전시장
김상원 작가가 1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상원 작가가 1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군락을 이룬 소나무가 가공을 거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 캔버스 위에서 살아 숨 쉬었다. 11일 개막한 울산 출신의 소나무 화가 김상원 작가의 개인전에서다.

김상원 작가는 ‘감정이 살아있는 그림’을 모토로 하는 현장사생 전문화가다.

그의 작품 속 산, 돌, 나무, 꽃 어느 자연 풍광 하나 현장을 벗어나지 않는다. 작품 완성뿐만 아니라 서명까지 작업 전 과정을 현장에서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더우나 추우나 소나무를 그리려 경주에 가고 바다를 그림에 옮기려 울산을 찾았으며 감나무를 담으려 설악산 자락 마을에 직접 갔다.

그 덕에 작품에는 자연 풍광의 생동감과 현장에서 떠낸 진솔함이 오롯이 담겼다.

화풍은 한마디로 말하면 ‘잔필의 집합체’다.

오랜 세월 데생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깔깔한 쌀알 같은 잔필들이 캔버스 위에서 포개지거나 으깨진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의 병치혼합을 통해 거친 건 더 거칠게, 잔잔한 건 침묵 속으로, 용트림은 극대화한다.

울산 전시에서는 이러한 작품 9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의 볼거리가 풍성하도록 소재별, 계절별, 크기별로 다채롭게 상을 차렸다.

작품에선 울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울산의 명소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울산과 경주 경계에 있는 정자바다 앞 풍경이라던가, 길가다 발견한 울산의 어느 앞, 뒷집의 정원을 작품 소재로 삼았다.

개막 당일 만난 김상원 작가는 “그리고 싶은 충동이 일고 최고의 구도가 나와야 작업을 시작한다. 100% 현장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현장의 감흥을 중요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을 가지 않고 그리는 건 “한쪽 눈으로만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직접 가지 않고선 공간, 두께, 부피 등의 파악이 어렵다. 특히 현장에선 자연 풍경의 형상과 화가의 감흥이 생생히 살아난다. 감정을 담으려면 현장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에선 보기 드문 유료 전시다. “현장에 가지 않으면 작품에 자신감이 붙지 않는다”는 그에게 유료 전시는 또 다른 자신감의 표현이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이어진다. 관람료는 5천원이다.

김상원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고 19회의 개인전, 11회의 공모전 특선 수상 경력이 있다. 한국국제아트페어, 한국화랑미술제, 서울오픈아트페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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