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국내 공장 오늘 ‘올 스톱’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 오늘 ‘올 스톱’
  • 김지은
  • 승인 2020.02.0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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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車업계 직격탄
내일부터 순차적 생산 가동
생산 재개 中부품 ‘난관 산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국내 완성차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와이어링 하니스’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공장 가동이 10일 전면 중단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7일 전주공장을 제외한 공장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10일 국내 완성차 공장을 모두 멈춘다. 기아차도 10일에는 공장 문을 닫게 된다.

11일엔 팰리세이드와 GV80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2공장과 K시리즈 등을 만드는 기아차 화성공장에선 작업을 재개한다. 12일에는 다른 공장들도 문을 열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은 17일에 재가동한다.

르노삼성차는 11일부터 14일까지 공장을 멈춘다. 중국에서 부품 생산을 재개해서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 시차를 감안한 결정이다. 쌍용차는 12일까지 생산을 멈춘다. 한국GM은 재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춘제 연휴를 더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한숨을 돌렸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들은 이미 지난 6일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공장 대부분을 세워버린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량의 각종 장치·부품에 전력을 공급하고 신호를 제어할 수 있도록 전선과 신호 장치를 묶은 부품이다. 차량에서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조립 과정에서도 가장 초기에 차체 밑바닥에 설치한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하나하나 펴서 깔고 바닥을 덮은 뒤에야 시트 등 각종 부품을 얹어 조립을 진행할 수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2만~3만개 부품이 모두 중요하지만, 와이어링 하니스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른 부품 조립도 어려워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없다.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재고 관리가 어려운 제품으로 꼽힌다.

수작업 비중이 높은 특성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7%가 중국산이다.

정부와 업계가 팔을 걷고 뛰어서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공장 문을 열긴 했지만 방역, 인력확보, 물류 등 과제는 아직 많다.

물건을 생산하더라도 공항이나 항만까지 수송을 해결해야 한다. 운송기사를 확보하고 도로 통제를 뚫어야 한다. 거기에다 자가격리가 필요하거나 감염이 두려워서 나오지 않는 현지 직원들 때문에 부품 생산량도 사태 이전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인기 차종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해도 팰리세이드와 GV80 등의 대기는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주문하면 해를 넘겨서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신종 코로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도요타는 중국 공장을 최소 16일까지 닫고 이후 상황을 보기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중요한 중국산 부품 1개 공급이 지연되며 유럽 공장 한 곳이 2~4주 이내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BMW는 선양 공장을 17일에 연다. 다임러 벤츠와 포드는 10일에 각각 베이징과 충칭 공장을 연다. 신종 코로나 중심지인 우한의 공장은 전망이 불투명하다. 닛산과 PSA푸조는 적어도 14일까지는 우한공장을 닫을 계획이다. 혼다는 13일 재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우한공장 생산량이 중국 전체의 약 절반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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