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 이시향
명당 / 이시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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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불이 켜지면

촘촘하게 펼쳐지는 네트워크

와이파이 팍팍 잡히는

명당이 틀림없다.

 

이 시대에 명당이란 어떤 곳일까? 

한 번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옛날 명당은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인 곳을 일반적으로 좋은 곳이라고 했다. 보통 북쪽으로 산을 등져 북풍을 막아주고, 집 앞으로 물이 풍부하여 농사 짓기에 좋은 곳이다. 농경사회에서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현재는 어떨까?

역세권이라는 말이 있다. 지하철 근처에 집을 사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스세권, 맥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젊은 사람들의 입에서 현대의 명당이라 불린다.

스세권은 스타벅스 근처, 맥세권은 맥도날드 근처의 인구 이동이 많은 곳을 뜻한다.

그만큼 사람이 많은 곳, 즉 유동인구가 많아서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이러한 곳이 집값이 비싸고, 여기에 집을 구해야 돈을 벌 수 있기에 현대인에게 명당이라 불리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전봇대에 설치된 가로등이 켜지면 그물망처럼 촘촘한 거미줄이 전선 주변으로 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다. 거미에게는 아마도 저 곳이 역세권이고, 스세권이고, 맥세권인 것이다.

어둠에서 밝은 빛을 향해 달려드는 벌레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 여기가 우리가 말하는 명당이 아닐까? 이처럼 명당은 시대에 따라 다르고, 대상에 따라 변한다. 

그럼 현재 당신의 명당은 어딜지 곰곰이 생각하면 그 곳은 어디일까요?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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