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방언의 다양성을 살피다
울산방언의 다양성을 살피다
  • 김보은
  • 승인 2020.02.0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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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기대 신기상 명예교수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 펴내
피동사와 사동사를 중심으로 울산방언을 심층분석한 연구서가 나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신기상 명예교수는 울산방언사전 증보를 위한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에서 무질서하리만큼 복잡한 면을 지닌 울산방언의 다양성을 깊이 있게 살폈다.

앞서 신기상 교수는 2013년 발간한 ‘울산방언사전’의 집필을 맡은 바 있다. 신 교수는 이 사전에 20여년간 울산지역 내 전통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채록한 1만5천개의 어휘와 그 활용형 1만5천개를 담았다.

이 사전의 증보를 위한 자료수집 작업의 하나로 펴낸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에는 동부경남방언이 대상이며 현재 울주군 웅촌면의 방언을 핵으로 삼는다고 명시돼 있다.

울산방언 내에도 산간, 농촌, 해안, 공업 등 지역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울산방언은 피동사와 사동사가 발달했고 고저(高低)와 장단(長短)이 변별적 기능을 가졌다. 사전적 의미로 ‘피동사(被動詞)’는 남의 행동을 입어서 행해지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고 ‘사동사(使動詞)’는 문장의 주체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를 이른다.

책은 제1장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 사전’, 제2장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의 접미사별 분류’, 제3장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의 분석’ 총 3개 장으로 나눠 전개된다.

1장은 ‘울산방언사전’을 보완하는 성격의 띠며 2장은 울산방언의 피동사와 사동사를 접미사별로 분류해 피동사와 사동사 생성 과정의 이해를 돕는다. 마지막 3장은 울산방언 피동사와 사동사의 여러 면의 특질과 경향을 분석해 심층적 이해를 돕는다.

아울러 피동사 485개 어휘, 사동사 751개 어휘를 비롯해 총 1만1천296개 어휘가 실려 있고 어휘마다 7가지 이상의 활용형을 함께 적었다. 또 울산방언의 특징인 고저장단도 표기해 울산방언 특유의 억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 교수는 “언젠가 ‘울산방언사전’ 증보판이 나올 적에 추가로 등재하고 싶은 자료들”이라며 “표준어는 반듯한 세련미가 있으나 매우 경직된 국어인 반면 자연 그대로의 방언은 투박하고 거친 면이 있으나 넉넉하고 정겨운 국어다. 그래서 감정과 정서의 교류에는 방언이 표준어보다 월등히 낫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이어 “울산에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많지만 그 중 으뜸으로 꼽아야 할 것은 현대국어의 근간이 되는 신라어의 후속어 울산방언이다. 이 방언의 채집, 정리, 연구, 보전은 매우 중요한 울산의 문화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상 교수는 울주군 웅촌면 출신으로 성균관대학교와 동 대학교 대학원,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서울창천초등학교 등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해당 대학교의 명예 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고등학교 문법’, ‘동부경남방언 고저장단 연구’, ‘생활 속의 언어’, ‘울산방언사전’ 등이 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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