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네번째 삶을 살아갑니다”
“다시 네번째 삶을 살아갑니다”
  • 김보은
  • 승인 2020.02.0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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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문학관 난계창작교실 손혜진씨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발간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그리고 네 번째 삶을 살아갑니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 사는 손혜진(34)씨는 세 번의 죽음의 위기를 넘겼다. 8세에 신경세포아종이라는 질환으로 첫 수술을 받은 뒤 18세 희귀종양인 GIST(Gastrointestinal stromal tumo r·위장관 기질종양)가 발병해 또 다시 수술했다.

거의 완치돼 더 이상 병마와 싸운 일 없다고 여겼건만 22세에 GIST가 재발해 한번 더 수술대에 올랐다.

손씨는 이러한 자신의 투병기를 에세이 형식의 책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로 풀어내며 외롭고 힘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그는 “죽음의 그림자와 동행하며 항암치료를 받던 중 ‘약 먹으면서 10년 넘게 사는 사람들도 있대’라는 언니의 말을 듣고 ‘서른까지 살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면서 “서른이 되기 전 투병기를 책으로 남기고 싶어졌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여덟 살 어린 아이의 생각과 시각으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 중학생 시절부터 남겨왔던 메모들에 한겹씩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땅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아픈 아이에서 아픈 어른으로’, ‘뭐라도 한다는 위안’, ‘행복해야 할 이유는 없다’ 등 4장에 걸쳐 한 권의 투병생활 기록을 엮었다.

그는 새해 조심스럽게 내놓은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가 아픔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선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마흔 즈음에는 소설집 한권을 펴내고 싶다는 소망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손혜진씨는 “네 번째 수술을 할 뻔 했지만 소용이 없다는 결론이 나와 더 이상 수술을 할 수 없게 됐다. 20년 가까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GIST’가 ‘선물(GIFT)’이었다고 웃으며 말할 순간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매순간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며 해맑게 웃었다.

손씨는 울산 최초 문학관인 오영수문학관에서 운영하는 문학강좌 ‘난계창작교실’ 소설반 4기 수강생이다.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는 인터넷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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