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청년의 표심을 얻으려면
만 18세 청년의 표심을 얻으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3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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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정치시즌이 시작됐다. 벌써 시의회 기자실에서는 연일 출마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정치부 기자들의 분주한 모습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총선에서 주목받는 것은 당연히 각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자 개인의 인물이겠지만 이번에 관전 포인트의 하나는 청년 유권자의 표심잡기이다. 21대 총선에서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되면서 정치권은 앞 다퉈 청년 유권자 마음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우리나라 선거연령 인하에 대한 찬성론의 핵심은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에 있다. 이미 18세가 되면 독자적인 인지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소신 있는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의 교류와 습득이 활발해져 선거연령을 낮춰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선거연령 인하의 근거로 대다수의 국가에서 18세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의회민주주의가 정착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18세가 되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선거연령 인하를 주장해 왔다.

국회는 지난해 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함께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만 18세가 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일부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됐고 또 다가올 대통령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들의 선거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를 두고 교육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학생들은 만 18세 선거권 부여로 청년의 목소리가 정부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반면 보수 교원단체에서는 교실이 정치의 장으로 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적으로 약 14만명으로 추산되는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과 20~30대의 청년의 한 표가 총선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정치권의 대응이 분주하다.

울산에도 약 2만여명의 18세 유권자가 새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울산 전체 유권자는 96만8천여명(2018년 4월 기준)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새로 선거에 참여하게 될 만 18세 인구의 비중이 선거 결과에 끼칠 이해득실을 놓고 각 정치권은 골몰하고 있다.

사실 울산지역 역대선거에서 접전이 이뤄졌던 지역의 경우 1% 미만의 득표율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 경우도 없지 않은 만큼 만 18세의 투표 참여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새로운 선거법에 따라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각종 공약을 발표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국민들의 마음을 살만한 내용도 없고 인재영입 경쟁 또한 신통치 못하다. 벌써 여야에 영입된 인재가 사퇴하는 사례가 빈번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공약이 줄이어 발표되면서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해 주겠다는 정책까지 나오는 걸 보면 이것이 총선 공약으로 관심을 끌 수 있는 정책인지 의문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했다. 이제 처음으로 선거권을 갖게 될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환심만 사려는 정책은 결국은 표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청년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고 선거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참여 정신으로 낮아진 선거연령으로 처음 선거권을 행사하는 이들이 진정한 민주주의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진심을 담은 공약과 실천의지만이 청년들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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