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못 살리는 울산 고학력여성
전공 못 살리는 울산 고학력여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11 2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지역의 전문대 및 4년제 대학졸업 여성들의 전공과 직업 간의 일치도가 24.8%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졸 여성 1백 명 중 25명 정도만 전공분야의 직업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다른 길’로 가 있는 셈이다. 더욱 실망스런 것은 같은 광역시 군(群)인 서울, 대구, 인천, 부산보다 일치도가 10%정도 낮고 전국 평균 36.5%에도 크게 못 미친다는 사실이다. 이런 자료를 내 놓은 울산여성가족정책센터의 관계자는 “울산이 석유화학, 조선 등 ‘남성 중심적인’ 중·화학공업을 주력으로 산업화 한 탓에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그 원인을 분석해 놓고 있다. 타 지역 대도시에 비해 울산의 고학력 여성 일자리가 적은 것은 분명 지역산업근간과 연관성이 있다. 주력산업이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관련업종인 관계로 남성 인력이 필수적이고 여성은 선택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의 특성과 무관한 고학력 전공자가 많은 것도 ‘전공·직업일치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울산여성가족정책센터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전공분야는 교육계열로 89.5%인 반면에 공학 및 자연계열 여성전공자는 각각 8.1%, 19%에 불과하다. 울산 지역산업체에 필요한 전공자가 적은데다 여성인력 기피 현상마저 겹쳐 취업률과 일치도가 낮고 고학력 여성의 역외 유출현상도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전공·직업 간 일치도 제고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은 고학력여성의 전공시작 시점에서 찾아야 한다. 적성, 졸업 후 진로를 감안치 않고 ‘무조건 대학에 들어가고 보자’는 발상을 갖는 여성이 적지 않다. 그런 것이 결국 고학력자의 실업문제, 여성 취업난과 연계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을 발생케 한 정책입안자, 위정자의 책임이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 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그런 책임자를 탓하기엔 개인들의 사정이 더 긴박한 상태에 놓여있다. 지역사회, 국가가 고급여성 인력을 최대한 발굴, 활용하는 것 못지않게 여성들이 직업선택에 유리한 전공을 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