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체육 100년 기틀 마련 3년 안에 승부하겠다”
“울산체육 100년 기틀 마련 3년 안에 승부하겠다”
  • 정인준
  • 승인 2020.01.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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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체육회 이진용 회장
울산시체육회 이진용 회장이 ‘울산체육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시체육회 이진용 회장이 ‘울산체육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시체육회 신임 이진용 회장은 지난 7일 동천체육관에서 치러진 첫 민선 시체육회장 선거에서 ‘작지만 강한 울산체육’이란 비전을 제시해 제3대 울산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울산시체육회 규모가 타 시도에 비에 작지만 ‘작은 거인’의 위용으로 강한 울산체육의 면모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후 지난 16일 가진 취임식에서 “울산시체육회가 새로운 미래 100년을 여는 중대한 첫 출발점에 서 있다”며 “체육인들의 오랜 염원들을 임기동안 중·장기 계획을 세워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작지만 강한 울산체육’에 대한 배경과 실천적 방향에 대한 제시다.

이진용 회장과는 지난 22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날 인터뷰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과 맞물려 무척 바쁜 시간이었지만, 이 회장은 오전에 잠시 시간을 내줬다. 인터뷰 내용은 이 회장이 취임식에서 한 말로 함축된다. 울산체육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중대한 출발점과 임기동안 실행한 중·장기 계획에 대한 것이다.

전국제전·소년체전·생활대축전 ‘빅3 이벤트’

울산체육 인프라 구축 획기적 전기 기회로

이 회장이 밝힌 ‘새로운 100년의 첫 출발점’은 내년에부터 잇따라 치러질 전국체전(장애인체전 포함), 소년체전, 전국생활대축전 등 3대 빅(Big) 이벤트에 대한 기회를 말한다.

이 세 가지 체육대회는 한 묶음으로 치러지는 체육이벤트로 내년 전국체육대회, 2022년 소년체전, 2023년 전국생활대축전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내년에 치러질 전국체육대회는 2005년 울산 개최 이후 16년만에 치러지는 스포츠 대축제다. 울산전국체전(10월, 7일간)은 울산종합운동장을 주경기장으로 77개 경기장에서 전국 시도 선수와 임원 4만여명이 참가해 47개 종목을 겨룬다.

울산시체육회는 전국체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경기장을 준비하고 선수와 임원들이 머물 장소 등을 준비해야 한다.

때문에 이 회장은 “이 시기에 체육회장으로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행운으로 생각한다”며 “다가오는 3대 체육대회를 통해 울산체육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구축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시체육회가 자체 예산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국가와 지자체의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울산에 부족한 체육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국체전을 계기로 시체육회의 오랜 숙원인 체육회관 건립이 다각도로 검토되고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부족한 체육인프라에 대해 “우선 사격장, 승마장, 야구장 등을 생각하고 있다”며 “그 외 시설로 체육회관 건립이나 유스호스텔 건립 등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체육회장 이·취임식’이 지난 16일 울산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이진용 초대 민선 체육회장이 회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울산시체육회장 이·취임식’이 지난 16일 울산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이진용 초대 민선 체육회장이 회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울산시체육회 오랜 숙원 체육회관 건립

40억원 이하로 1차 준공 후 증축 방안

전국체전은 울산시체육회가 오랜 숙원으로 삼고 있는 체육회관 건립에 대한 당위성을 주고 있다.

현재 울산시체육회는 울산종합운동장에 둥지를 틀고 있는데, 전국체전을 위해선 경기단체 등 각종 사무실을 비워야 한다. 따라서 시체육회는 전국체전에 앞서 새로운 건물을 임대해 이사를 해야 한다. 이럴 바엔 이번에 체육회관을 건립 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내년 10월에 전국체전이 치러지기 때문에 체육회관 건립 시간은 충분하다”며 “부지는 동천체육관 인근에 있고 다만 체육회관 건립비가 문제인데, 40억원 이하면 울산시 재정투자심의를 통과하지 않고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복안은 1차 체육회관을 짓고 추후 증축 등을 통해 체육회관의 모습을 찾으면 되지 않겠는냐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울산시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축된 체육 인프라는 울산시민의 것

운용의 묘 살려 엘리트·생활체육 상생

이 회장은 “3대 체육대회 이후의 울산체육을 생각해야 한다”며 “잘 갖춰진 체육 인프라는 울산시민의 것이기 때문에 이 때는 생활체육이 완전히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체육은 소수의 엘리트체육과 시민들의 생활체육으로 양분돼 있다.

중요한 것은 두 개의 다른 성격의 체육활동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때 울산시체육이 탄탄해 지는 것이다. 엘리트체육 배출 지도자들이 생활체육 지도에 나서고, 생활체육 활동이 엘리트체육 선수를 공급하는 기초가 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시체육회의 작은 규모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 시체육회가 할 수 있는 운용의 묘를 살려 강한 울산체육을 만들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최근 울산시가 관광산업에 투자하는 것만큼 체육활동에 투자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외 대회 유치뿐만 아니라 전지훈련지 유치 등을 통해 체육이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열악한 재정 확충… 다양한 수익사업 검토

1사1종목 후원제·체육 지도자 처우개선도

이 회장이 강조한 ‘체육투자’에 대한 것은 울산시체육회의 열악한 재정사정에 있다. 울산시체육회 예산은 189억원이다. 이중 160억원을 울산시에서 교부받고, 나머지는 울산교육청 지원금이나 국비로 충당해 왔다. 이는 300억~400억원 수준인 타 광역시 인천, 대전, 광주 등과 비교할 때 매우 작은 수준이다.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선 많은 예산투입이 필요한 데, 실제적으로 울산시체육회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이러한 일을 해왔다.

이 회장은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1사1종목 후원제를 도입해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하고 제육 지도자들의 처우도 개선할 계획”이라며 “재정 확충을 위해 유스호스텔 건립, 시체육 시설 운용 확대 등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밝힌 1사1종목 후원제는 기업의 실업팀 창단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1종목을 후원해 재정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후원한 지원금을 세금혜택으로 받을 수 있어 충분히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 회장은 “울산시체육회장 겸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 신분으로 기업들을 만나 1사1종목 후원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와 함께 각 지자체들을 찾아 관광과 체육을 묶어 공익적인 수익사업을 협의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체육 위상 달라졌다는 말 꼭 듣고 싶어

체육인 의견 반영한 중장기 계획 실천할 것

이 회장은 끝으로 임기를 마친 후 울산시민들로부터 “울산체육 위상이 달라졌다는 말을 꼭 듣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그만큼 이 회장이 울산시체육회 발전에 온 힘을 쏟겠다는 각오로 들렸다.

이 회장은 울산시체육회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 회장은 울산스키협회장을 15년간 맡아 왔다. 스키협회를 포함해 울산시체육계에 관여한 것은 30년이 넘는다.

그동안 울산시체육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상태인 것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고, 간부가 바뀌어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 회장은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선 체육회장으로 첫 업무를 시작한 이 회장이니 더욱 각오가 새로울지 모른다. 체육회 일각에선 이 회장의 기대만큼 많은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당연직 시체육회장 직을 이어받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 내기엔 무리가 따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차근차근 중·장기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가겠다”며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현장과 경험에서 느낀 것을 반영해 실질적이고 체감도가 와 닿는 시체육회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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