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과 신재생에너지’
‘막장과 신재생에너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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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언론에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었다.

조 사장은 ‘막장은 희망입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막장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막장이 본래의 긍정적인 의미는 온데간데없이 부정적인 의미로 남발되고 있는데 따른 요청이다.

회기때마다 고성에 싸움만 하는 ‘막장국회’, 배신과 음모, 폭력과 불륜이 난무하는 ‘막장드라마’와 ‘막장영화’ 등 나쁘고 좋지 않은 것엔 어김없이 막장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요즘 세태다.

언론을 통해 포장된 막장을 앞세운 단어는 유행 아닌 유행어가 되고 있는 셈이다.

막장은 탄광의 갱도 제일 안쪽, 그러니까 처음으로 채탄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광부들에게 채탄작업은 단순히 생업을 위해 지하자원을 채굴하는 것을 뛰어넘어 더 나은 삶의 희망을 캐는 일이다.

막장국회나 막장드라마, 막장영화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신성한 작업공간이 막장인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막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희망을 일구어나가고 있는 광부들에게 부정적 의미로 남발되고 있는 요즘의 막장은 억장이 무너질 일임에 분명하다.

이처럼 막장을 둘러싼 논란에 관계없이 이미 사양산업이 된 석탄산업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유한하다는 자원의 한계를 떠나 에너지원으로서 석탄을 사용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적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탄의 자리를 대신한 석유의 운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미 석유도 석탄의 전철을 밟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석탄의 전철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우선 석유도 석탄처럼 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천년만년 쓸 수 없다. 여전히 공급에 비해 수요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저장된 매장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에 맞춰 공급하게 되면 석유의 고갈은 한층 더 빨리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석유가 소비되면 될수록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더불어 인류의 생존위기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는 일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숙원사업이다.

아직까지 확실한 대체에너지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석유 매장량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하자는 연구와 개발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다.

태양열과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과 같은 자연상태 그대로의 에너지를 활용해 석탄과 석유에 의존했던 에너지원을 대체하자는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미약하지만 조금씩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태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 울산도 더 늦기전에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특히, 일반주거지역에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상업용 발전시설 투자가 늘어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도 한층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위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튼, 20세기 석탄을 캐내던 막장이 희망의 공간이었다면, 녹색성장을 꿈꾸는 21세기엔 바람 한점, 햇볕 한줌으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가 막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 천명수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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