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 확인
국내 네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 확인
  • 김보은
  • 승인 2020.01.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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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번째 확진자 ‘무증상’ 입국자
두차례 의료기관 진료에도 못 걸러
질본, 환자 신고·관리 등 대응 강화
국내에서 네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네번째 확진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다.

그는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았으나 25일 또다시 38℃의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이후 능동감시를 하던 중 26일 근육통 악화 등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또 같은 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했고 그 결과 27일 오전 국내 네번째 감염 환자로 최종 확진됐다.

관련해 질본은 “현재 환자의 이동 동선 등을 따라 심층 역사조사를 하고 있고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로 추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진자 4명 중 2명이 무증상 입국자로 드러나면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발생한 첫번째, 두번째 환자는 입국 당시 경미한 증상이 있어 공항에서 각각 ‘조사대상 유증상자’와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반면 세번째, 네번째 환자는 입국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지역사회로 복귀했다가 이후 발열 등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네번째 환자의 경우 입국 후 두차례 병원에 방문했음에도 걸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네 번째 환자가 증상이 발현된 후 방문한 의료기관에서 선별진료 시스템으로 넘어가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역이 입국 당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지역사회 복귀를 막기 위한 1차 방어벽이라면 2차 방어벽으로 의료기관의 선별진료 시스템 등을 만들어 둔 것”이라며 “1, 2차 방어벽이 모두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네번째 환자의 2차 방어벽의 취약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짚었다.

엄 교수는 “네 번째 환자가 입국 후 감기 증상 등으로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의심환자 사례로 보고 걸러졌다면 노출자와 노출 범위가 지금보다는 훨씬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증상이 없는 잠복기 환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과도한 불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은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서 전파력을 가진다. 우한 폐렴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비말’(침방울) 전파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엄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특성상 중증으로 가야 바이러스 전파력이 커진다”며 “경증이나 무증상 상태에서는 바이러스를 보유하더라도 전파력이 매우 낮은 편이어서 가족이나 의료기관 관계자 등 밀접 접촉자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본은 우한 폐렴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증대됨에 따라 28일부터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환자 신고·대응·관리를 위한 사례정의를 변경하는 등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질본 정은경 본부장은 “검역대상 오염지역 확대, 사례정의 변경에 따라 격리 및 감시대상자가 큰 폭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지자체는 선별진료소와 격리병원 확충, 감시·격리 관리 인력 추가 확보 등 필요 인력과 시설을 적극 동원해 지역사회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울산시도 지난 23일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영상회의’를 열어 방역 대책반 구성 운영, 예방 홍보계획 등 대책 협의를 진행하는 등 우한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질본 27일 발표 기준) 국내 확진자 4명을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57명이다. 검사 중인 1명 외 56명은 검사 음성으로 격리 해제된 상태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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