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울산·울산과학관·복지재단까지… 故신격호 회장, 남다른 울산사랑 ‘눈길’
롯데호텔 울산·울산과학관·복지재단까지… 故신격호 회장, 남다른 울산사랑 ‘눈길’
  • 이상길
  • 승인 2020.01.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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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은 2011년 5월1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고향 마을잔치 행사장에 참석, 주민들과 인사 나누는 신격호 회장.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은 2011년 5월1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고향 마을잔치 행사장에 참석, 주민들과 인사 나누는 신격호 회장.

 

19일 별세한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명예회장)는 울산이 낳은 세계적인 기업가로 그의 울산 사랑은 남달랐다.

1921년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빈농인 신진수씨의 5남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신 회장은 스물일곱의 나이에 맨손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껌과 초콜릿을 생산해 큰 기업을 일군 그는 성공해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철강산업을 해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정부는 그에게 관광 인프라를 부탁했고, 호텔과 백화점 사업을 국내에서 성공시키게 된다.

고향인 울산에도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국제회의장을 포함한 호텔 건립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남구 삼산동에 시외버스 터미널·고속버스 터미널과 호텔, 백화점을 함께 짓는 울산공용복합터미널 건설을 계획했다.

그 결과 울산 최초의 특1급 호텔인 롯데호텔 울산이 2002년 2월28일 개관하게 됐다.

신 회장은 보이지 않게 고향을 많이 챙기기도 했는데 자신의 고향인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가 1970년 댐 건설로 수몰되자 그는 인근에 별장을 지은 뒤 1971년부터 매년 5월이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별장에 모아 마을잔치를 열었다. 돼지머리와 막걸리로 시작한 잔치는 나중에 지역 축제가 됐다. 이 마을잔치는 신 회장이 기력을 잃었던 2014년까지 매년 열렸다. 고향에 대한 애정은 울산과학관 건립으로도 이어졌는데 2011년 전국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울산에만 전문과학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240억원을 투자해 울산과학관을 지어줬다. 하지만 이 과학관은 어디에서도 ‘신격호’ 또는 ‘롯데’라는 이름을 찾아볼 순 없다.

신 회장은 또 고향을 위해 2009년 롯데삼동복지재단을 만들어 해마다 후학 발전을 위해 교육발전기금도 전달해 왔다.

울주군 한 주민은 “울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가로서 신 회장의 타계 소식에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고향을 위해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만큼 부디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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