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난 를 극장에서 봤다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난 를 극장에서 봤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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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 한 장면.
영화 '스타워즈' 한 장면.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다시는 그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대중문화에도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인류 문화유산과도 같은 위대한 판타지 작품이 두 편 있었으니 그게 바로 <반지의 제왕>과 <스타워즈>다. 두 작품 모두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제국주의에 맞선 이야기이고 전자가 ‘중세 판타지’라면 후자는 ‘스페이스 판타지’다.

개인적으로 시작은 <스타워즈>가 먼저였다. <반지의 제왕>이 영화로 만들어진 건 밀레니엄이 막 지나서였다. 아무튼 내가 <스타워즈>를 처음 보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로 기억된다. 비디오가 귀했던 그 시절, 당시 부자였던 우리 반 반장 집에 놀러갔다가 비디오로 처음 보게 된 것. 반 아이들을 많이 초대해 꽤 여럿이 함께 봤는데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그 전까지 만화영화로만 접했던 우주가 실사로 등장했기 때문. 그게 바로 1977년에 영화로는 처음 만들어진 에피소드 4편이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스타워즈>를 먼저 소설로 총 6편의 에피소드를 완성했지만 로봇병사인 드로이드가 떼로 등장하는 1,2,3편의 경우 당시 기술로는 실사화가 어려워 복제인간 병사들이 본격 등장하는 4편부터 제작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날 이후 <스타워즈>를 다시 만나게 된 건 1987년 여름이었다. 당시 에피소드 6편이 개봉했었고, 부산 외갓집에 놀러갔다가 사촌동생들 손에 이끌려 보게 됐던 것. 그런데 난 그게 <스타워즈>인지도 몰랐었다. 아니 <스타워즈>가 뭔지도 몰랐다. 초등학교 시절 반장 집에서 봤던 그 우주 영화의 제목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아무튼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그때 그 영화의 후속편이라는 걸 겨우 알게 됐고, 이후 <스타워즈>는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됐었다. 다시 <스타워즈>를 극장에서 만난 건 세기말인 1999년 여름이었다. 영화기술의 발달로 루카스 감독이 드디어 에피소드 1편을 제작했고, 난 서울 한 극장에서 혼자 희열을 느끼며 봤던 기억이 난다.

이후 2002년 여름에 에피소드 2편이 개봉했지만 그 무렵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극장에서 그걸 보지 못했다. 아마 본다고 본다고 미루다가 놓쳐버린 듯 싶다. 아무튼 에피소드 2편은 DVD를 빌려 친구 집에서 화면이 큰 프로젝트 TV를 통해 봤고, 3년 뒤인 2005년 5월에 개봉한 에피소드 3편은 그 때로서는 사실상 극장에서 보는 마지막 에피소드라고 생각해 아예 개봉 전날 심야프로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봤다.

영화가 끝날 무렵 밀려오는 감동과 아쉬움에 난 당시 블로그에 <스타워즈>시리즈에 대한 포스팅을 역대급으로 제작해 올리기도 했더랬다.

그랬던 <스타워즈>는 10년 뒤인 2015년 12월에 에피소드 7편이 개봉하게 된다. 앞선 6편의 에피소드들이 워낙 완벽했고 마무리도 훌륭했기에 다소 걱정스런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다가 아니나 다를까 최초로 <스타워즈>시리즈에 실망하고 말았다. 한 마디로 사족(蛇足:쓸데없이 갖다 붙이는 것)이었던 것. 2년 뒤인 2017년 12월에는 다시 에피소드 8편이 개봉하게 되는데 이미 사족이라는 생각이었기에 기대도 안 하고 극장을 찾았다가 역시나 실망하고 나왔다. 그리고 며칠 전 현시점에 최종회라 할 수 있는 에피소드 9편이 개봉했고, 아무런 기대 없이 <스타워즈>니까 그냥 습관처럼 상영관을 찾았다. 오우! 근데 괜찮았다. 무엇보다 에피소드 7편과 8편에서 어설펐던 설정들에 대한 이유가 확실히 나오는 게 좋았다. 그 때문에 7편 이후부터가 더 이상 사족이 아니었다는 생각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1977년에 처음 영화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덤을 형성했던 <스타워즈>가 전 인류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그들의 진화를 도왔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지구라는 매트릭스에 갇혀 있던 우리 인간들의 의식을 우주로 확장시켰다는 것. 실제로 ‘바바라 막스 허버드’같은 미래학자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슬기슬기 인간) 이후의 인류는 호모 유니버살리스(우주적 인간)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주적 인간’이란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서로 협력하며 전체에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새로운 인류를 뜻한다고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스타워즈>는 ‘그냥’ 스타워즈다. 이 장대한 우주대서사시에 이유 따윈 필요 없지 않을까. 그리고 난 <스타워즈> 세대이고, 21세기 초인 현재를 살아가면서 장차 호모 유니버살리스로 진화할 후세에 이 말은 꼭 자랑처럼 하고 싶다. “난 <스타워즈>를 극장에서 봤다”고.

2020년 1월8일 개봉. 러닝타임 141분.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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