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줄/ 박해경
밥줄/ 박해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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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것은

이 일을 하지 못해

식구들 

밥줄이 끊기는 일

 

다산과 풍요 그리고 영민함을 상징하는 흰쥐 띠인 경자년을 시작한 지도 2주가 지나갔습니다. 

올해 작심했던 계획들이 벌써 틀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박해경 시인의 디카시 '밥줄'을 만나 다시 한번 마음 다잡아봅니다. 

간혹, 외줄에 의지해 고층빌딩을 오가며 작업하시는 분들을 보며 정말 위험하고 무섭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 일보다/더 무섭고 두려운 것은/이 일을 하지 못해/식구들/밥줄이 끊기는 일" 일이라고 합니다. 

일이 많아 퇴근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고 조금 힘들다고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며 허둥대던 생각을 착 가라앉게 하며 깊게 반성하게 하는 시입니다. 

생활고를 비관하며 가족과 동반 자살했다는 뉴스가 심심하지 않게 들려 오는 불황의 시대에 이런 일조차 구하지 못하는 분도 많을 것이고 일감이 다 떨어져서 식구의 밥줄 걱정을 하는 분들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디카시 '밥줄'을 읽고 지금 일하고 있다면 일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처럼 빨리 일감을 찾아 밥 굶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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