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신뢰 유지에 각별한 노력 기대한다
명분·신뢰 유지에 각별한 노력 기대한다
  • 김준형 기자
  • 승인 2009.03.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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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더 이상 계란과 야채를 던지는 구청직원들과의 실랑이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존권이 달려있다며 설움에 찬 눈물을 보였던 신정시장 노점상들은 10일 한발 물러난 분위기로 남구청이 지정해 준 장소에서 장사를 재개했다.

전날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신정시장 앞 인도에서 노점을 하는 할머니들은 좌판을 깔지 못하도록 미리 보도를 선점하고 있던 남구청 직원들에게 야채와 계란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노점상들은 상가상인회에 꼬박꼬박 회비를 내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는 듯 했다.

구청이 마련해 준 자리는 시장 안쪽 구석진 자리라 장사가 되질 않는다는 점도 이들의 절박한 심경을 북돋았다.

그러나 9일 저녁 늦게까지 남구청 직원들은 노점상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였고 다행히 노점상인들은 현재의 분위기를 수긍하면서 차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사실 단촐한 농산물을 바구니에 담아 보도에서 판매행위를 하는 노점상인들은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면 만족해 하는 영세 상인들이다.

그들의 생존권을 하루아침에 박탈 할 때는 마땅한 명분과 대안이 필요하다.

남구청은 시장질서 유지와 청결, 보도의 통행권 보장을 명분으로, 시장 안 아케이드 밑에 노점상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을 대안으로 삼았다.

“지금 당장은 장사가 잘 되지 않더라도 구청 차원에서 홍보활동을 전개해 시간이 지날수록 장사가 더 잘되도록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현재로서는 노점상인들이 구청의 명분과 약속에 신뢰를 보내는 분위기다.

이들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구청의 각별한 노력이 보태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남구청은 올 한해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종 정비사업 등의 시설 현대화 사업 뿐만 아니라 시장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노점상인들의 생존권도 존중받을 수 있는 각별한 남구청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 김준형 기자 편집국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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