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범서읍 외사마을 ‘노거수·유적’ 보존 시급
울산 범서읍 외사마을 ‘노거수·유적’ 보존 시급
  • 성봉석
  • 승인 2020.01.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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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넘은 감나무·지렁쿠나무·선사시대 ‘부부석’ 등공공주택지구 추진으로 사라질 위기… “문화·생태 파괴”
-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일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마을 내 거수와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14일 외사마을 내 300년 이상 된 감나무. 최지원 기자
-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일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마을 내 거수와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14일 외사마을 내 300년 이상 된 감나무. 최지원 기자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 일대에 공공주택지구가 추진 중인 가운데 마을 내 노거수와 유적들의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찾은 범서읍 서사리 외사마을. 이곳에는 뿌리부 둘레가 3m, 키가 l6m, 너비가 16m에 달하는 300년 이상 된 감나무를 비롯해 가슴 둘레가 325㎝인 곰솔 당산나무, 희귀종인 구갑성 수피를 가진 곰솔, 지렁쿠나무 등 각종 노거수가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사시대 유적인 부부석도 위치해 있다. 부부석은 부인 바위와 남편 바위, 제물을 차리던 상 바위로 이뤄져있으며, 여성의 하체 모양인 부인 바위에는 배꼽부에 자손의 잉태 등을 빌던 성혈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이곳 일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서 노거수와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사유지에 위치한 해당 감나무의 경우 전 소유주가 벌목을 하려했으나 마을 인근 주민이 벌목만은 막아야 한다며 감나무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일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마을 내 거수와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14일 외사마을 내 선사유적 부부석. 최지원 기자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일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마을 내 거수와 유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14일 외사마을 내 선사유적 부부석. 최지원 기자

 

이 때문에 전문가와 마을주민들은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여년간 이곳 일대를 조사·관찰해 온 정우규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대표는 “공사 부지의 감나무와 지렁쿠나무, 곰솔 등 노거수는 유전자 자원과 전통 경관 문화 등 보존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아파트 공사를 한다고 전통 문화 유적, 생태 문화를 파괴하고 생물종의 멸종과 유전자 다양성을 단순화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주민과 시공자, 공사 담당자, 행정기관 등 관계자들이 의견을 교환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며 “울산시는 생물종 다양성을 찾고 보존하며 이용하기 위해 시립수목원의 개원을 준비하고 있고 전국 최초로 생물종 다양성 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거수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명분이나 이용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조을제 외사마을 이장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망향 동산을 조성한다고 했는데 노거수나 부부석 같은 유적도 옮겨서 보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요청에 대해 공사를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측은 이날 현장 방문을 진행했으나 아직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감나무를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며 “아직 보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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