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들의 취임일성 ‘인권·공정·개혁’
검찰간부들의 취임일성 ‘인권·공정·개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1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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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자 법무부 인사에 따라 13일 새 임지에서 취임식을 가진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들이 일제히 소신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취임일성은 대체로 ‘공정·인권·개혁’으로 모아졌고, 반발성 발언은 불거지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검찰 본연의 업무를 의식한 발언들이었다면서 인사 후유증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이날 언론매체에 포착된 발언의 주인공들은 권순범 부산지검장, 조상철 수원고검장, 조재연 수원지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노정연 전주지검장, 조종태 춘천지검장, 고기영 서울동부지검장,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직전 서울동부지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10여명(무순)이다. 특히 권순범 부산지검장은 이날 취임 인사말에서 ‘인권과 공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검찰’이 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해 주목을 받았다.

권 지검장은 검찰을 ‘인권 파수꾼’으로 규정하면서 “피의자든 피해자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차별받지 않고 인권이 보호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업무에 대해서는 ‘혁신’을 주문하면서 “불필요한 야근은 없애고 권위주의적 조직문화 잔재가 남아있다면 과감히 깨어버릴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잘못된 성과주의, 실적을 위한 실적 등 성과만능주의적 독소를 제거해 나가겠으며, 지역 주민들이 검찰시민위원회, 형사조정위원회 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혀 나가겠다”는 말도 남겼다.

조상철 제3대 수원고검장은 ‘어려울수록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라’는 격언과 ‘자존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영화 대사를 인용하면서 “우리 검찰가족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재연 수원지검장 역시 ‘검찰 본연의 임무’를 강조하면서 “여성과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검찰권 행사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기영 서울동부지검장은 “겸손하고 절제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하자. 우리가 행사하는 권한이 ‘나의 권한’이라는 오만과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 이임식을 가진 조남관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동부지검을 떠나면서 ‘검찰개혁 동참’과 ‘피아 구분 없는 수사’를 당부한 바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미묘한 관계’ 설에 휩싸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수사 단계별 과정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당부했다. 경찰에 대해서는 ‘형사절차 동반자’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날 취임식을 가진 검찰 고위간부들은 ‘D-90’일을 앞두고 있는 4·15 총선에 대비한 주문도 빠뜨리지 않았다. 여성지검장인 노정연 전주지검장은 “4·15 총선이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 달라”면서 “민의를 왜곡하는 금품선거, 거짓말선거,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에 단호히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정서들을 전국 검찰가족 모두가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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