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도 치료하기 나름… 원인 파악이 첫번째”
“치매도 치료하기 나름… 원인 파악이 첫번째”
  • 김보은
  • 승인 2020.01.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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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병원 김성률 신경과 전문의
동강병원 김성률 신경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동강병원 김성률 신경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치매도 치료가 되나요?”

이 질문에 답은 무엇일까. 치매란 정상적으로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뇌에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성격 감정의 변화, 전두엽 집행 능력 등의 이상이 발생해 생활하는 데 불편함 또는 장애가 생기는 상태다. 병명이 아니라 증상의 복합체라는 것.

동강병원 김성률 신경과 전문의(울산시 광역치매센터장)와 치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알츠하이머병도 치매 중 하나 “치료 가능한 치매 관심 적어”

위염, 위궤양, 맹장염 등 복통을 호소하는 원인은 다양하며 그 원인을 치료하면 증상은 호전된다. 치매도 마찬가지로 10~15%의 경우 원인을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

대다수의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또는 혈관성 치매로 알려져 있어 나머지 치료 가능한 치매에는 관심이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치매라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떠올린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50~60%의 비중을 차지하며 근본적으로 회복될 수는 없지만 투약을 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전해진다.

혈관성 치매라고 해 뇌졸중과 연관된 치매도 20~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 위험 요인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통해 치매 예방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령 환자의 우울증 증세 치매로 오인하기도

그렇다면 치료할 수 있는 치매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번째로 우울증과 연관된 치매가 있다. 흔히 ‘가성치매’라 불린다. 고령 환자가 모호한 신체 증상, 불안, 불면을 호소하며 집중력과 기억 저하의 증세를 보일 경우 이를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인지 기능 검사 시 “모른다”는 대답을 주로 하며 의욕이 저하된 상태로 나타난다.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나 생활환경의 변화, 긍정적인 생활 태도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두번째로 알코올성 치매가 있다.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인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손상과 뇌 손상이 반복되면서 뇌가 쪼그라들고 뇌 기능의 저하가 나타나면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폭력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 발생한 사건을 기억 못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나 알코올성 치매는 젊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며 빠른 시간 안에 노인성 치매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외상성 뇌손상?수두증 치매 발생… 시술 등으로 호전 기대

세번째로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인한 치매가 있다.

만성 경막하 뇌출혈은 노년층에서 자주 관찰되고 알코올 중독, 항경련제, 항응고제 등을 투약 중인 환자에게 호발하고 경미한 두부외상으로 인해 발생해 환자들은 자신이 언제 다쳤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 두개골에 작은 천공을 내고 그 구멍으로 출혈을 빼주는 천공 배액술 만으로도 대부분 회복이 잘 된다.

네번째로는 수두증에 의한 치매다. 뇌 내에는 뇌실이라는 물주머니가 있으며 뇌는 뇌척수액이라는 물위에 떠있는 상태와 비슷하다. 이 같은 물주머니가 커지는 병이 수두증이다. 수두증 환자는 발을 넓게 벌린 상태에서 작은 보폭으로 발을 끌며 걷는 모습을 보인다. 넘어지는 일이 잦아지고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며 소변을 참지 못하여 실수를 하는 요실금과 인지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뇌척수액을 적게 생성하도록 하는 약물치료나 뇌척수액을 빼주는 뇌실-복강 단락술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 파악 ‘치매 극복의 방법’

다섯째로는 약물 유발성 치매다. 대부분 고령 환자는 많은 약을 먹는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에 대한 약은 대개 기본이고, 불면, 빈뇨, 불안증 등의 이유로 항콜린 작용이 있는 약물을 복용한다. 이 약물들은 인지장애를 일으켜 고령의 환자들에게 치매 유사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간, 콩팥 기능의 저하로 약물 배설이 잘 안 돼 몸에 축적되기도 해 약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에게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치매 유사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와 상담해 먼저 복용 중인 약부터 살펴봐야 한다.

이 외에도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의 손상으로 인해 인지기능의 저하를 유발하는 헤르페스뇌염도 있으며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해 무력해지면서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고령 환자의 경우 영양 결핍에 따른 인지 기능의 저하가 오는 경우도 많다. 비타민 B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치매 예방을 하는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청력에 대한 점검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잘 듣지 못해 서로 오해가 생기고 이에 따른 갈등 상황이 치매처럼 보이는 경우도 접할 수 있다.

치매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가 모든 치매환자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므로 치매가 일어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대처하는 것 역시 우리가 치매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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