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의 합리적 실리주의를 반긴다
현대차노조의 합리적 실리주의를 반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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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노조) 새 집행부가 새로운 변신을 선언했다. 1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제7·8대 이·취임식 및 제8대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차노조 제8대 집행부(지부장 이상수)의 출범은 결코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한 다짐이 투쟁의 허물을 벗고 실리의 옷으로 갈아입겠다는 약속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 선거에서 강성 후보 3명을 어렵사리 누르고 당선된 이상수 신임 지부장을 ‘실리파’로 규정짓는다. 후보 시절 그가 한 발언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는 ‘뻥 파업(=노조간부와 일부 핵심조합원만 동참하는 파업) 지양’이란 말에서도 느낌이 온다. 상급단체에 끌려 다니기만 하는 파업을 위한 파업, 투쟁을 위한 투쟁과는 담을 쌓고 효율적인 임·단협으로 실리를 찾겠다는 약속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상수 지부장이 그동안 해온 말들을 어록으로 남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모적·대립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겠다”, “노조의 노력에 사측도 적극 화답하라”, “사측은 노조를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파트너로 인정해야 공동발전이 온다”는 말이 대표적이지 싶다.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회사가 오래 갈 수 없다”거나 “노사 교섭 매뉴얼을 마련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임금협상은 2개월 이내) 분배의 정의를 통해 생산적 노사관계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한 발언 역시 무게감이 실려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합리적 노동운동’을 고수하겠다고 풀이해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이 축사에서 제안한 말이 있다.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소통할 수 있는 비상기구, 가칭 ‘미래자동차 포럼’에 노사가 적극 참여해 달라는 당부였다. 이상수 지부정은 시장의 말을 귀담아 새겨듣고 노·사·정 화합의 물꼬 트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 또 올해부터는 ‘무분규 타결’의 새로운 전통도 세워나가 주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울산시민과 부품협력사 가족들의 근심걱정도 단박에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수 노조 집행부의 ‘새 술 새 부대’론에 공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회사도 새 집행부의 명분 있는 요구에는 아낌없이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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