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 열달만에 경기부진 완화 가능성 시사
한국개발연구원, 열달만에 경기부진 완화 가능성 시사
  • 김지은
  • 승인 2020.01.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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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공업 생산 개선 기미·선행지표 상승 지속 영향유가도 상승 전망… “건설투자·제조업 부진 여전”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해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해 들어 10개월 만에 ‘경기 부진’ 표현을 삭제했다. KDI는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경기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은 9일 경제동향 2020년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DI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경기 상황을 ‘둔화’로 판단하다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한 단계 수위를 높여 ‘부진’ 평가를 이어왔으나, 이번 1월호에서 10개월 만에 ‘경기 부진’ 표현을 뺐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투자와 제조업은 아직 나아질 가능성이 안 보이지만 소비는 당분간 괜찮은 지표가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낮아진 게 맞다”며 “전반적으로 지표들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부진’ 표현을 뺐다”고 설명했다.

KDI는 경기 상황에 대해 광공업 생산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반도체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선행지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 생산 감소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전월의 감소(-0.2%)에서 1.2%의 증가로 전환됐다.

KDI는 소비에 대해서도 소매판매액과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를 웃돌면서 소비 부진이 전반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소매판매액이 지난해 11월 내구재, 비내구재, 준내구재 모두 증가세를 나타내며 3.7%의 증가율을 보였고,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0.8%)보다 높은 2.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를 웃도는 100.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감소폭이 축소(-14.4%→-5.2%)됐다.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그러나 KDI는 투자와 제조업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항공기 투자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보합에 그쳤으며, 건설투자도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조업은 생산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재고율이 높은 가운데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까지 경기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11월 제조업 재고율은 116.3%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8%에 그쳤다.

KDI는 세계 경제에 대해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주요국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경기 불안 요인도 다수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업 심리와 OECD선행지수의 하락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세계 교역량과 생산 등 대다수 경제지표는 부진한 모습이다.

유가에 대해서는 “올해 유가는 공급과잉 흐름이 유지되면서 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1월 들어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국제원유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일부 기관에서는 무역분쟁 등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거나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될 경우,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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