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설치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의 의미
공수처설치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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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자마자 고위공직자 비리를 줄일 수 있는 2가지 법안이 완성됐다. 공수처설치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이다.

정부는 1월 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공포안을 의결했다. 공수처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뒤 시행하게 돼 있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공수처 설치·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관련 범죄 수사를 담당하기 위한 기구로, 공수처설치법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의결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검찰 창설 71년 만에 깼다는 의미를 갖는다.

사실 공수처 설치는 오래전부터 여야정당 공히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핵심 정책이었다. 2004년 총선 당시 정치권에서 먼저 제기했고, 권력형 부패 척결을 위해 현존 사정기관의 혁신 차원에서 부처간 의견조율을 거쳐 국회에서 논의해 왔던 사안이다.

그러나 입법 초기단계에서부터 정치 중립, 수사 독립, 권력 집중장악 등의 논쟁이 불거져 질질 끌려오다 드디어 법제정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첨예한 논쟁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가 ‘검찰기능을 무력화시킨다’거나 ‘옥상옥’이라는 주장이었지만 권력형 비리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는 공수처를 설치함으로써 검찰, 경찰이 다른 부담 없이 고유 역할을 맡아 전체적으로 사정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게 되길 기대한다. 수사기구의 다원화로 사정기관 간에 견제와 균형 관계를 유지하고 선의의 경쟁으로 범국가 차원에서 사정기능의 생산성 제고를 바란다.

이날 정부는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안’(이해충돌방지법안)도 심의, 의결했다.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은 개인이나 회사가 사익을 취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 공직자로 한정시켜 보면 공직을 수행함에 있어 공직자 자신의 사익과 연고관계 등이 개입돼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거나, 저해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해충돌이 관리 또는 해결되지 못하면 부패행위로 직결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 이해충돌 방지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공정한 공무집행을 저해하는 공직자의 다양한 이해충돌 범위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공직자가 자신 또는 가족,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이다. 친족은 8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 그리고 배우자를 가리킨다.

다음으로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사업 또는 영리행위를 관리·운영하거나 사업자 등에게 노무 또는 조언·자문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를 들 수 있다. 또 공직자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하거나,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등 부정한 거래를 통해 재산증식을 도모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고위공직자와 인사담당 공직자 등이 자신의 가족을 채용하거나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해당된다.

돌이켜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2012년 이런 이해충돌 방지 조항들을 중심으로 제정한 이른바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방지법(안)’을 국회에 넘겼다. 그러나 포괄적이고 애매모호하다는 이유로 완전히 배제가 됐다. 공수처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으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청렴선진국에 조기 진입하길 기대한다.

김덕만 신문방송 전공 정치학박사,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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