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에 전 지구를 홀린 BTS
세밑에 전 지구를 홀린 BTS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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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방탄소년단) 그룹이 뉴욕 타임스퀘어를 후끈 달궜다. 은 미국 ABC방송국의 새해맞이 라이브 행사이다. 이 행사는 매해 12월 31일 저녁부터 방송을 시작하여 새해 첫날을 전 세계 시청자들과 함께 맞이한다. 올해는 뉴욕 타임스퀘어, 로스앤젤레스, 뉴올리언스, 마이애미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장소에서 최대 규모로 열렸다. BTS는 2천5백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시청하는 이 행사에 초대되어 두 개의 곡으로 백만 인파가 모인 타임스퀘어를 8분간 한국어 떼창(제창)으로 가득 채웠다.

이날 BTS는 ‘전 지구를 홀린 그룹’이라는 소개로 등장했다. 첫 곡은 으로, 계단이 설치된 보조무대에서 진행됐다. 현장의 열기는 안무까지 더해지면서 무대를 후끈 달궜다.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며 관중 속을 지나 본무대로 이동하자 팬들의 환호는 더욱 커졌다. 본 무대에서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이어졌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장착한 방탄소년단은 여유롭게 공연을 이어갔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BTS의 팬들은 응원봉을 들고 한국어 응원법을 따라 하는 등 열광적인 모습을 보였다.

세밑의 타임스퀘어는 BTS 팬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아침부터 들썩였던 뉴욕의 맨해튼 미드타운은 점심 무렵에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 행사에는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세계 최정상급 가수들만 무대에 선다. BTS는 2017년 사전녹화를 통해 출연했지만 타임스스퀘어 무대에 직접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국인 가수로는 2012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두 번째이다. 구름인파가 찾은 타임스퀘어에 <대형 크리스털 볼>이 신년 카운트다운과 함께 떨어지는 이벤트에는 BTS 팬클럽인 ‘아미’까지 가세했다.

‘공장의 규격화된 상품 같다’는 서구 언론들의 비판도 이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BTS는 특유의 각 잡힌 ‘칼 군무, 비주얼, 떼창, 퍼포먼스’ 등을 무기로 온 지구 사람들을 빨아들인 덕분이다. 대중과 소통하는 이런 방식은 우리 전통음악계에서도 있어 왔다. ‘남사당패, 왕십리패, 뚝섬패, 마포동막패’ 등 ‘패’를 만들어 활동했던 것이다. 이들은 호방한 선소리를 하기 때문에 주로 남성 멤버들이 중심이 되었다. 리더인 모갑이가 장구를 치며 선창을 하면 나머지 멤버는 소고를 가지고 ‘칼 군무’를 맞추며 합창을 했던 것이다.

BTS로 약칭되는 방탄소년단은 누구인가. 2013년 6월에 데뷔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7인조 보이그룹이다. 그룹명의 원뜻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젊은이들이 겪는 고난이나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또한 BTS의 의미에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Beyond The Scene’를 추가했다. 이는 매 순간 청춘의 힘든 장면들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를 포함시킨 것이다. 세계인들은 지금 이런 BTS에게 ‘21세기 비틀스’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청년들이지 않은가. 이들은 크게 보컬과 래퍼로 나뉘어 있지만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작사와 작곡까지도 가능한 재주꾼들이다. 이들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귀한 구슬들이지만 실에 꿴 사람은 작곡자 겸 음악프로듀서인 ‘방시혁(1972년생)’이다. ‘방시혁’이 만든 수백 곡들은 BTS뿐만 아니라 ‘god, 백지영, 박지윤, 간미연, 비, 이승기, 임정희’ 등 수많은 가수들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나는 BTS가 부르는 수많은 노래 중 <아리랑 연곡>에만 매료되곤 하지만 이들의 활약이 가히 경이적이라는 것은 안다.

BTS는 결성 이후 해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왔다. 이들은 한국어 노래로 전 세계를 휩쓴 K-팝의 대표 그룹이다. 이들에게 쏟아지는 찬사만큼이나 발매 음원들과 빌보드 차트 순위는 최정상을 달렸다. 각종 수상이 이어지고, 수입이 느는 것에 비례하여 거액을 의미 있는 곳에 기부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미지를 만방에 떨치고 있는 이들의 경제효과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 수준 이상이라니 놀랍지 아니한가. BTS 신드롬은 긍정과 위로의 메시지가 세상으로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 청소년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BTS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방시혁은 여자방탄소년단을 2021년에 출발시킬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넷 마블>을 설립하여 한국 10대 억만장자로 등극한 방준혁(1968년생)이 있다. 이 두 사람은 같은 남양방(房)씨이나 성장환경은 전혀 다르다. <넷 마블>은 최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2천14억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가 되었다. 이 두 사람의 제휴로 지난해 6월에 ‘BTS 월드’를 공개한 데 이어 BTS IP를 활용한 두 번째 게임을 개발 중인 <넷 마블>도 BTS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바란다.

이정호 수필가·전 울산교육과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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