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칼럼] 부모교육
[학부모 칼럼] 부모교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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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부터 인기를 가장 많이 누리는 교육이 있다. 바로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부모교육’이다. 부모교육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대학, 지방자치단체, 평생교육원, 문화센터, 산부인과, 보건소, 교육청 등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이는 학생들에 대한 부모님과 교육기관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교육은 1회성으로 끝나버리는 특강식 교육이 대부분이어서 실질적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 교육정책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울 만한 것은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대인들의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되어 가정에서 끝난다’고 한다. 탈무드에서는 ‘선생님 천 분보다 어머니 한 분이 더 중요하다’고 할 정도로 가정교육을 중요시한다.

우리도 아이들의 훈육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그리고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면 어머니는 몇 달을 결혼생활과 시집살이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곤 했다. 동방예의지국에 걸맞은 인성교육과 사회교육을 가정에서 담당해 왔던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 인격과 소양을 부모들의 삶을 지켜보고 따라 하면서 배워가고 실제생활에 적용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요즘 식당이나 공공장소에 가면 종종 보게 되는 장면이지만, 한 아이가 식당을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아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는 이가 없었다. 그러던 중 연세 지긋한 한 할아버지가 그 아이를 불러 세우고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니 조용히 자리에 앉아 식사해야 한다”고 타일렀다. 그러자 그 아이의 어머니는 “당신이 뭔데 우리 귀한 자식을 혼내느냐. 아이들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며 할아버지를 도리어 나무랐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지식과 지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학교의 인성교육과 가정의 인성교육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공공질서를 지키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교과서 중심으로 가르친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사랑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해도 훈육을 하러들지 않는다. 밥상머리교육, 가정교육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과 학교의 교육적 괴리는 아이들에게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판단능력을 잃게 만든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학교교육은 매우 형식적이다. 아이들이 윤리·도덕 학습을 건성으로 따라하는 이유이다. 시험을 치르기 위한 학습에 그치는 것이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훈육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바로 부모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교육 활성화를 위해 더 좋은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자라나는 아이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 1회성으로 끝나지 않는 교육을 통해 ‘부모가 부모 다우려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영철 울산시교육청 학부모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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