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공부의 첫걸음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다. 천간(天干)은 10개로 되어있어 십간(十干)이라고도 하며, 지지(地支)는 12개로 되어있어 십이지(十二支)라고도 한다.

천간과 지지를 학습하려면 사주명리학의 기본 이론체계인 음양오행(陰陽五行)에 대한 것을 알아야 한다. 음양오행사상은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이자 한민족의 사상적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명리학(命理學)과 함께 발전된 성리학(性理學)을 비롯하여 궁궐의 배치(配置)나 복식(服食), 관제(官制), 의전(儀典)절차, 군사편제(軍事編制), 민간풍속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속 깊이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태초에 무극(無極)이 있었으며, 무극은 태극(太極)으로 태극에서 음양이 생성되었다. 음양에서 사상(四象)이 생겨나고, 사상이 8괘(卦)를 이루고, 8괘는 다시 64괘상으로 나뉘어져 무한한 변화의 틀을 형성하고 있다. 사상팔괘와 오행의 조화로 천간과 지지가 만들어졌다.

일주일(一週日)의 요일(曜日)을 보면 음양오행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일, 월은 음양(陰陽)에 속하고 화, 수, 목, 금, 토는 오행(五行)을 말한다. 즉 음양오행의 순환원리에서 일주일이 나온 것이다.

오행에서 목, 화를 양(陽)이라 하고 금, 수를 음(陰)이라 하며 토는 음도 양도 아닌 중앙(中央)이라 한다. 십천간(十天干 :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에서의 오행은 갑·을을 목(木), 병·정을 화(火), 무·기를 토(土), 경·신을 금(金), 임·계를 수(水)로 구분한다.

음양은 갑목(양) 을목(음), 병화(양) 정화(음), 무토(양) 기토(음), 경금(양) 신금(음), 임수(양) 계수(음)로 나눈다. 계절로 구분하면 봄은 갑과 을목, 여름은 병화와 정화, 가을은 경금과 신금, 겨울은 임수와 계수이다.

다음으로 십이지지(十二地支 :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에서의 오행은 인·묘를 목(木), 사·오를 화(火), 진·미·술·축을 토(土), 신·유를 금(金), 해·자를 수(水)로 구분한다. 음양으로는 인목(양) 묘목(음), 사화(음) 오화(양), 진토 술토(양) 미토 축토(음), 신금(양) 유금(음), 해수(음) 자수(양)로 나눈다.

계절로는 동방(木)을 뜻하는 봄은 인묘진, 남방(火)인 여름은 사오미, 서방(金)인 가을은 신유술, 북방(水)인 겨울은 해자축이 된다. 토(土)는 중앙으로 각 계절의 끝(진·미·술·축)에 위치하여 환절기를 말한다.

지지를 상징하는 12마리의 동물을 보면 자(子, 쥐), 축(丑, 소), 인(寅, 호랑이), 묘(卯, 토끼), 진(辰, 용), 사(巳, 뱀), 오(午, 말), 미(未, 양), 신(申, 원숭이), 유(酉, 닭), 술(戌, 개), 해(亥, 돼지)로 되어있다.

천간은 하늘의 기운을 나타내고 정신적인 면이나 의지를 뜻하며 하늘에서 흐르는 오행의 기운으로 양(陽)에 속한다. 지지는 사계절이 순행하는 순서로 형체가 있고 음(陰)에 속하며 땅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말하며 현실을 의미한다.

육십갑자(六十甲子)는 천간 10자 중 하나와 지지 12자 중 하나가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 간지(干支)로 합하여 갑자(甲子) 을축(乙丑) 병인(丙寅) 정묘(丁卯) 무진(戊辰) 기사(己巳) 경오(庚午) 신미(辛未) 임신(壬申) 계유(癸酉) 순으로 계속 나열해 가면 마지막에 60번째로 계해(癸亥)가 되는데 조합된 수는 60자가 된다. 60번째 계해(癸亥)가 끝나면 다시 갑자(甲子)로 시작하는데 이를 두고 우리는 ‘돌아왔다’고 하여 환갑(還甲) 또는 회갑(回甲)이라고 한다. 육십갑자는 60진법으로 반드시 천간 1자와 지지 1자가 짝을 이루어 만들어진다.

이후에 육십갑자로 숫자를 대신해 사용했던 것을 아라비아 숫자가 들어와(대한제국 시기 근대교육과 함께 아라비아 숫자가 도입) 대신하면서 숫자로서의 육십갑자는 사용하는 일이 차츰 드물어졌다.

간지(干支 : 천간과지지)의 글자를 모두 합하면 22자로서 이 한자들은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책에서나 각종 시험, 문서, 달력 등에서 직, 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았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 생활과 동양사상의 중심인 음양오행사상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천간과 지지는 명리학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늘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년이 되면 10천간에서 색상을 12지지에서 동물을 함께하여 2019년은 황금돼지해, 2020년은 하얀 쥐의 해 등으로 새해 덕담과 소망을 기원한다.

김진 김진명리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