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 하다 어이쿠! 한국여성 40%가 ‘요실금’경험
재채기 하다 어이쿠! 한국여성 40%가 ‘요실금’경험
  • 김보은
  • 승인 2019.12.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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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제일병원 비뇨의학과 남형종 전문의
울산제일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남형종 과장이 요실금과 관련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울산제일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남형종 과장이 요실금과 관련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요실금’이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유출돼 속옷을 적시게 되는 현상이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한국 여성의 40%가 요실금을 경험한다.

방광과 요도괄약근의 기능적 이상에 의해 나타나며 여러가지 만성질환, 약물, 과도한 수분섭취, 카페인 과다섭취, 과음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요실금의 진단, 치료, 예방법에 대해 울산제일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남형종 과장과 자세히 알아본다.

◇원인 따라 ‘복압성’·‘절박’·‘범람’ 등 구분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 ‘절박 요실금’, ‘범람 요실금’, ‘혼합 요실금’으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은 여성 요실금 중 가장 흔한 원인이다.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거나 재채기, 줄넘기, 달리기 등의 운동으로 갑작스럽게 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압력이 증가할 때 방광의 수축 없이 소변이 누출되는 현상이다.

절박 요실금은 갑작스럽고 강한 요의로 인해 화장실을 찾는 도중 또는 화장실에서 속옷을 내리는 도중에 소변이 유출되는 현상이다. 당뇨병, 골반 내 수술, 중추신경질환을 앓은 경우에 잘 발생하며 과민성 방광의 증상 중에 하나다. 주로 수술보다는 약물치료가 우선돼야 하는 경우가 많다.

범람 요실금은 만성적 하부요로폐색 또는 무반사성방광 같은 경우 방광이 가득 찬 상태가 발생해 소변이 넘쳐흘러서 발생한다. 쉽게 말해 단지에 물이 차오르다가 가득 찬 이후에도 물을 계속 채우면 결국 넘쳐흘러서 새는 것과 같다. 당뇨병, 말초신경병, 자궁암 또는 직장암 수술 후 일어날 수 있다. 방치하면 방광의 과팽창을 유발해 방광근육이 약화될 수 있으며 반복적인 요로감염으로 심한 경우 신기능 손상까지 올 수 있다.

혼합 요실금은 절박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이 혼합된 상태다. 이 경우 요실금 수술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절박요실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병력부터 신체·요·패드검사 등 시행… 배뇨일지도 진단에 도움

요실금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선 요실금이 발생하는 상황, 수술력, 약물복용력, 출산 여부 및 횟수, 폐경여부, 여성호르몬 보충요법 여부, 신경 이상 유무 등 자세한 병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요실금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상의 문제나 신경 이상 유무도 검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궁탈출증, 방광탈출증, 직장탈출증 및 골반 지지의 강약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요로감염으로 인한 요실금을 확인하기 위한 요검사나 패드를 대고 생활하면서 요누출량을 재는 패드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요실금의 원인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검사는 ‘요역동학검사’다. 방광에 물을 채워가며 특정 시점의 방광 압력, 괄약근 압력을 측정하는 검사로 요도폐쇄압, 요누출 시 복압측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배뇨근의 기능을 평가해 수술 후의 배뇨장애 가능성에 대해서 예측하고 배뇨근-괄약근 협동장애나 낮은 방광 순응도, 방광경부폐색처럼 상부요로 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요도방광조영술, 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 등의 검사가 있다.

배뇨일지를 작성하면 일상생활 도중 일어나는 배뇨형태를 평가할 수 있다. 하루 중 소변을 본 시간과 소변량, 요실금의 유무 및 절박 정도를 기록하면 요실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뇨질환을 진단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정확히 진단해 종류 따라 치료방법 달리해야

요실금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며 두가지 이상의 증상이 복합된 경우 치료가 복잡해질 수 있어 요실금의 종류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이 원인인 경우, 요로감염이 동반돼 있는 경우, 고령환자에서 섬망 상태와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에는 원인질환에 대해 치료하면 요실금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복압성 요실금은 행동요법으로 골반근육강화훈련, 바이오피드백, 전기자극치료, 질내 기구 삽입법 등을 할 수 있으며 수술이나 약물치료와 병행된다면 더욱 효과가 증대된다. 하지만 단시간에 효과를 경험하기 힘들며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실천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알파-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 삼환계 항우울제, 항콜린제, 여성호르몬 보충요법 등을 약물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으나 수술요법에 비해 효과는 좋지 않은 편이다. 수술치료로는 복압성 요실금의 표준 치료방법으로서 중부요도 슬링수술, 요도주위 주사, 인공요도괄약근 삽입술 등을 진행해볼 수 있다.

절박 요실금의 경우 수분 섭취 조절, 소변을 참도록 배뇨 훈련, 골반저 근육의 물리치료 등의 방법을 사용해 방광의 용적을 늘리고 배뇨를 조절하는 행동요법을 사용해볼 수 있다. 약물치료를 함께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항콜린제, 베타-3 항진제를 사용해 방광근의 불수의적 수축을 억제하고 방광을 이완시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약물치료 및 행동요법에 반응하지 않으면 내시경적 방광확장술, 방광확대성형술, 신경조절술 등을 수술치료를 해볼 수 있다.

혼합성 요실금은 수술과 행동요법 그리고 약물치료를 동시에 시행한다. 환자가 더 불편해하는 증상을 우선적으로 치료한다.

범람 요실금은 알파차단제와 콜린제를 사용하며 간헐적 자가도뇨, 도뇨관 유치 또는 방광루 설치술 등의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다.

◇요실금 예방엔 ‘골반근육 강화운동’

요실금은 예방하기 위해선 골반근육 강화운동을 해야 한다.

대변을 참을 때처럼 항문과 주위 근육에 힘을 줘서 5초 가량 유지한 후 힘을 푸는 운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케겔운동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출산 후 발생하는 요실금, 수술 후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2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을 줄이게 되면 방광과 골반 근육에 걸리는 무게 부담이 줄어들게 돼 요실금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힘이 많이 들어가는 무리한 근력 운동보다는 중간 정도의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이는 골반 근육 강화에도 중요하지만 체중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요실금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시간 간격으로 배뇨 훈련도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절박 요실금의 경우 소변을 참는 훈련을 해 배뇨 시간 간격을 늘리는 연습을 하고 범람요실금의 경우 요의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배뇨하도록 한다.

음식은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차, 알콜이 들어가 있는 술, 초콜릿, 설탕 등의 음식이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을 악화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하루 6~7잔의 적당한 수분을 섭취해주면 소변이 묽어지면서 방광 자극이 줄어들게 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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