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암각화 보존안 실마리 등… 문화계 지지부진 사업들 첫 발
울산 암각화 보존안 실마리 등… 문화계 지지부진 사업들 첫 발
  • 김보은
  • 승인 2019.12.2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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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문화계 결산】

올해 울산 문화계는 조용히 내년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수 년 간 제자리였던 사업들이 드디어 첫발을 뗐고 영화제 개최를 놓고 지자체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 한해 울산문화계의 주요 이슈들을 되돌아본다.

지난 10월 16일 울산 박물관 대강당에서 2019 반구대 암각화 국제 학술대회가 열린 가운데 장-류익 르 껠렉 프랑스 아프리카연구소(IMAF) 소장이 대곡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준비를 위한 고려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지난 10월 16일 울산 박물관 대강당에서 2019 반구대 암각화 국제 학술대회가 열린 가운데 장-류익 르 껠렉 프랑스 아프리카연구소(IMAF) 소장이 대곡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준비를 위한 고려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송철호 울산시장, 정재숙 문화재청 장, 이선호 울주군수는 지난 9월 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송철호 울산시장, 정재숙 문화재청 장, 이선호 울주군수는 지난 9월 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반구대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시동

올해 울산 문화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꼽자면 단연코 ‘반구대 암각화’다. 특히 수십년간 이렇다할 성과 없이 해마다 침수만을 반복하던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방안이 실마리를 찾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한발짝 다가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관련해 핵심사안인 사연댐 수위조절안에 울산시, 문화재청, 울주군이 지난 9월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뜻을 모았다.

이어 시는 이달 13일 문화재청에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2010년 ‘대곡천 암각화군’으로 문화재청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내년 1월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울산시의 우선등재 신청을 심의해 목록 등재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순조롭게 우선등재 목록에 선정된다면 2021년까지 울산시는 보존·관리 방안으로 마련하는 등 신청서를 보완하고 2022~202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과 등재 확정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이번 시의 우선등재 목록 신청서 제출에 주목할 만 한 점은 기존에 알려진 ‘대곡천 암각화군’ 대신 ‘반구대 암각화’를 앞세웠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울산박물관에서 개최한 ‘반구대 암각화 국제학술대회’에서 먼저 이 같은 명칭 변경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당시 울산박물관 세계유산등재 학술팀 김성욱 팀장은 ‘반구대 암각화’를 ‘대곡리 암각화’로, ‘천전리 각석’을 ‘천전리 암각화’로 각각 칭하고 두 암각화를 포괄하는 의미로써 ‘반구대 암각화’라는 명칭이 등재에 더 유리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 이후로 울산시는 줄곧 등재와 관련해선 ‘반구대 암각화’를 두 문화유산과 그 일대를 총칭하는 데 사용했다. 다만 명칭과 관련해선 ‘반구대 암각화’, ‘대곡천 암각화’, ‘대곡천 암각화군’ 등 여러 명칭이 혼용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9 울산국제목판화 비엔날레 개막식’에서 본보 임채일 대표이사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노옥희 교육감, 박태완 중구청장, 김동학 남구의회 의장 등 참석 내빈들이 김동인 운영위원장의 안내로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1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9 울산국제목판화 비엔날레 개막식’에서 본보 임채일 대표이사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노옥희 교육감, 박태완 중구청장, 김동학 남구의회 의장 등 참석 내빈들이 김동인 운영위원장의 안내로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첫 개최 ‘울산국제목판화비엔날레’ 호평

올해 첫 개최된 ‘2019 울산국제목판화 비엔날레’가 태풍 ‘다나스’의 영향에도 3천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비엔날레는 지난 7월 17일부터 22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전시장 전관에서 열렸다.

2012년부터 7년간 이어져온 ‘울산 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의 한 단계 발전시킨 형태의 국제 목판화 행사로 추천제 국제공모전 형식으로 치러졌다.

전세계 11개국 70명의 목판화 작가가 참여해 113점이 경쟁을 벌였고 심사를 거쳐 대상을 차지한 한국의 김상구 작가를 비롯해 12명의 작가가 첫 비엔날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비엔날레는 행사 기간 태풍 북상과 맞물리면서 단체관람이 다소 줄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지난해 페스티벌에 비해 타지역 관람객과 재관람객들의 비율이 상당히 늘었다는 점이 성과다.

또한 비엔날레는 세계에 울산을 판화도시로 알리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고 이 성과는 지난달 중구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가다갤러리 등 3개 갤러리에서 마련된 ‘2019 울산아시아판화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판화제에는 국내와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판화 작가들 80여명이 대거 참여했다. 비엔날레는 격년제로 페스티벌과 번갈아 운영되며 내년에는 ‘제8회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이 진행될 예정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기공식이 지난 8월 29일 중구 도서관 길 60에서 열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 황세영 울산시 의장, 강길부 국회의원, 노옥희 울산시 교육감이 참석해 축사를 전한 뒤 참여 내빈들과 함께 시삽을 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울산시립미술관 기공식이 지난 8월 29일 중구 도서관 길 60에서 열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 황세영 울산시 의장, 강길부 국회의원, 노옥희 울산시 교육감이 참석해 축사를 전한 뒤 참여 내빈들과 함께 시삽을 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시립미술관 첫삽… 중부도서관, 혁신도시로

1년간 착공이 늦어졌던 울산시립미술관이 지난 8월 첫삽을 떴다.

시립미술관은 총 사업비 659억원을 투입해 중구 북정동 1-3번지 일원 부지면적 6천182㎡에 연면적 1만2천770㎡로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2021년 8월 준공 예정이며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2021년 12월 개관한다.

미디어아트 전시관 조성 등 타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최첨단 미술관으로의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시립미술관 건립 공론화 과정에서 문화예술전문도서관을 세우기로 하면서 이전 부지를 내줘야 했던 중부도서관도 새 자리를 찾았다.

중구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전 건립지를 물색했고 주민 설문조사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우정동 혁신도시 내 LH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연면적 6천㎡로 밑그림을 그렸다. 현재 부지 매입을 절차를 완료했고 ‘중부도서관 이전 건립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실시해 규모와 층별 공간배치, 면적당 사서 배치 기준, 서가 배치, 열람석 수, 적정 장서 보유량 등을 검토하게 된다.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지난 9월 6일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린 가운데 미하우 술리마 감독의 '피아노 히말라야로'가 개막작으로 상영되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지난 9월 6일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린 가운데 미하우 술리마 감독의 '피아노 히말라야로'가 개막작으로 상영되고 있다. 제일일보 자료사진

◇울산국제영화제·울주산악영화제 대립각

올해 초부터 울산시가 새롭게 추진하는 ‘울산국제영화제’와 울주군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관계설정을 두고 두 지자체가 대립각을 세웠다.

이 사안이 본격 부상한 것은 지난 5월 시가 산악영화제를 포함한 지역축제 총 25개를 대상으로 ‘지역축제 육성 발전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하면서다. 강제성을 없지만 이 용역을 통해 두 영화제의 통합 또는 별도 개최에 대한 권고안을 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해당 용역에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조건부 유지키로 결론이 났다.

이후 송철호 시장이 ‘국제영화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 참석해 산악영화제와의 제휴 가능성을 또 다시 언급했고 울주군과 산악영화제 측은 “공식적인 제의도 논의도 없었다. 시의 일방적인 발표”라며 이에 반발했다. 특히 이선호 울주군수는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두 영화제를 통합하면 둘 다 실패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시종일관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두 영화제 모두 흔들기만 한 셈이 됐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지난 10월 울산국제영화제와의 중복 개최를 피하기 위해 해마다 9월 초 열렸던 영화제를 내년부턴 4월 3~7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4회 영화제가 끝내고 6개월만에 5회 영화제를 개최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울산국제영화제는 예산 편성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40억원에서 ‘울산국제영화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거쳐 2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예산 삭감이 논란이 되자 시는 아예 영화제 원점 재검토를 결정하고 사단법인 설립 및 방향확정을 위해 내년도 당초예산안 심의에 영화제 예산을 7억원 편성했다. 이마저도 시의회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부활했다.

◇울산예총 새 수장 선출 ‘관심’

연초에는 울산 최대 문화예술인 단체인 울산예총의 제19대 회장선거에 대한 울산 문화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선거인단 수를 기존에 두배로 늘리는 등 달라진 정관으로 치러지는 첫 선거였다. 총 4명의 후보가 경합을 펼친 끝에 이희석 후보가 제19대 회장에 최종 당선됐다. 이희석 회장은 회장 선출 이후 공약사항이었던 단독 비영리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종합문화예술제 ‘예루하(예술로 누구나 하나가 되는 세상)’를 개최하는 등 신규사업을 추진했다.

울산예총 산하 10개 단위협회 중 4곳도 새로운 수장을 뽑았다.

무용협회는 제11대 회장선거에서 박선영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연극협회는 제14대 회장에 허은녕 공연제작소 마당 대표가 당선됐다. 또 사진작가협회는 제22회 회장선거에 단독 출마한 이향룡 작가를, 건축가협회는 제10대 회장에 김진한 수석부회장을 각각 추대했다.

한편 울산 진보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 단체인 울산민예총도 박경열 이사장을 선출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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