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추억 만들기
겨울방학 추억 만들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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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학교들이 12월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학사일정에 따라 1월에 방학이 시작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 기간이 최소 한 달이 넘기 때문에 생활계획을 알차게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가 청소년들의 일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그때 자유학기제가 시범실시 되면서 각급 학교에서는 진로교육과 활동이 다각도로 진행되었고, 필자도 ‘청소년 진로 멘토’로서 활동에 동참하게 되었다. 한 학교로부터 건설분야 진로에 대한 특강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청소년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설레면서도 부담감이 컸다. 강의 전에,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청소년기본법’에서는 청소년을 ‘9세 이상 24세 이하’로 정하고 있다. 이렇게 접근하면 청소년을 알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초·중·고생, 대학생, 때로는 직장인, 의무복무요원까지 직업군이 다양하게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마주할 중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생각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한때, 교사들이 중학교 2학년생을 관리하기 가장 어렵다고 하여 ‘중2병’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아마도 청소년기, 특히 사춘기에 종종 나타나는 반항심 때문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겪는 좌절과 실망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조금만 있으면 성인의 반열에 들어설 만큼 많이 성장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막상 사회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강의나 상담 시간에 청소년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어를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강의 중에 태도가 불량하지도 강의를 방해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 열심히 경청하고 적극 동참해 주었다.

일반화하기는 좀 그렇지만, 이때 나는 청소년들이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존중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청소년들에게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이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너무나 당연하고 하기 쉬운 말이지만, 실천만큼은 쉽지가 않지 싶다.

요즘은 우리 지역의 청소년기관·단체에서 많이 수고해 준 덕분에 청소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OO청소년문화의집에서 근무하는 청소년지도사의 근황을 들었는데, 정말 청소년들을 위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성과 있고 참여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관련분야 전문가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장거리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고, 청소년들이 시간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기관을 찾는 청소년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열정을 갖고 음지에서 묵묵히 애쓰는 이런 분들의 땀방울이 있기에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올해 7월, 남구 옥동에 문을 연 청소년차오름센터에서는 내년 1월 7일부터 2월 말까지 청소년은 물론 성인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를 운영한다. 방학을 맞은 학생과 그 가족도 함께 참여할만한 프로그램으로. 생활체육·예술·음악·사회·과학·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집하는 중이다. NH농협은행에서도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특강 금융교육’을 진행한다. 전문강사의 흥미로운 금융교육, 최신 금융환경을 반영한 은행원 직업체험, 복주머니 만들기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방학 중에 정적인 활동을 하기보다 가까운 청소년문화의집을 찾거나 온라인 정보를 활용하면 생활의 비타민, 활력소를 만끽할 수 있다. 아울러 평소 학업일정에 쫓겨 세심하게 둘러보지 못했던 울산의 명소 태화강 국가정원과 장생포 고래박물관·고래문화마을, 동구 대왕암공원,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이번에 개관한 남구 철새홍보관 방문도 추천하고 싶다.

찬란한 청소년 시절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기에 더욱 소중하다. 이번 겨울방학에 가족이나 친구와 만드는 아름다운 추억이 평생 값진 재산으로 남을 것이다.

김정숙 청소년진로 멘토·배광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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