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복싱청년 김우현 “내 목표는 세계 챔피언… 한국 복싱 영광 재현”
울산 복싱청년 김우현 “내 목표는 세계 챔피언… 한국 복싱 영광 재현”
  • 정인준
  • 승인 2019.12.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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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8일 日선수와 WBA 슈퍼 플라이급 亞챔피언 결정전
김우현 선수가 내년 1월에 열리는 WBA 슈퍼 플라이급 아시아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김우현 선수가 내년 1월에 열리는 WBA 슈퍼 플라이급 아시아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큰 선수도 이겨내는 전형적인 인파이터 ‘링 위의 작은 거인’으로 불려

-‘권투계 전설’ 변정일 “빠르고 센스 있어 차세대 챔피언감”

- 23세 젊음·패기 무장… “세계 챔피언 전초전 삼겠다” 포부

‘링 위의 작은 거인’ 김우현(울산B&A복싱클럽·23) 선수가 WBA 슈퍼플라이급(52.16kg) 아시아 챔피언 결정전에 나선다. 김 선수는 이번 시합을 “세계 챔피언 전초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김우현 선수는 내년 1월 18일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일본 나카야마 게이스케 선수와 WBA 슈퍼 플라이급 아시아 챔피언 결정전을 갖는다. 한국 슈퍼 플라이급 1위 자격이다.

상대 나카야마 선수는 신장 167cm 사우스포(왼손잡이) 스타일로 스트레이트가 주무기다. 18전11승5패2무를 기록, 경험이 많고 노련하다.

김우현 선수는 신장 162cm로 나카야마 선수보다 작다. 또 전적도 9전8승(1ko)1패를 기록하고 있어 경험면에서 부족하다. 하지만 김 선수는 젊은 패기와 이제 막 전역한 ‘따끈한 상무정신’으로 일본 선수를 이기겠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5일 울산 남구청 앞에 위치한 B&A복싱클럽(관장 이광은)에서 김우현 선수를 만났다. 오후 2시께 찾아간 복싱클럽에는 김 선수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잠시 지켜봤는데 미트를 치는 주먹소리가 날카롭고 묵직한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김 선수의 코치이자 매니저를 맡고 있는 이광은 관장은 “시합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지금은 체중 조절과 1주일에 2회 정도 스파링을 하며 시합 집중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산고 2년 17세 때 프로 전향… 첫 해 플라이급 한국 챔피언 “복싱 타고난 선수” 평가

김 선수는 태화중 2년 때 B&A복싱클럽을 찾아 첫 글러브를 꼈다. 김 선수는 “옆 학교에 복싱부가 있었는데 복싱부 학생들 가방 뒤에 글러브가 메달려 있는 게 부러워 체육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김 선수에 대해 “스피드와 파워, 센스 등 3박자를 갖췄다”며 “복싱 하기 위해 태어난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런 기대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김 선수는 삼산고1 때 2013년 전국 신인선수권 -52kg급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고2 때는 프로로 전향해 첫 해 한국프로복싱 플라이급 챔피언(2014년)이 됐다. 2년 뒤인 2016년에는 WBA(세계복싱협회) PABA(범아시아복싱협회) 밴텀급 챔피언에 올랐다.

그의 프로 전향도 우연한 기회였다. 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데 TV에서 복싱경기가 나왔다. 그 경기를 보다 이 관장이 김 선수를 보고 “너보다 실력들이 떨어지는 데?”했더니 김 선수가 “예, 제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게 프로 전향의 계기가 됐다.

◇전역 후 다시 글러브… 복귀 전 승리 후 결정전 지명 받아

김 선수는 군에 입대할 쯤 그가 가지고 있던 타이틀을 모두 반납하고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올해 초 전역 후 지난 6월 중국 자오 준후이(밴텀급) 선수를 맞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당당히 거뒀다.

이번에 치러지는 WBA 슈퍼 플라이급 아시아 챔피언 결정전은 한 체급을 낮춘 것이다. 국내에선 플라이급, 슈퍼 플라이급, 밴텀급에서 선수층이 워낙 적어 김 선수는 세 체급을 넘나들며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김 선수는 전형적인 인파이터형이다. 체격이 작기 때문에 파고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링 위의 작은 거인’이라 불린다. 자기보다 큰 선수들과 겨뤄 모두 이겨냈다.

김 선수는 피하는 기술(Ducking)이 좋다.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상대를 향해 파고 든다. 상대의 주먹을 피해 치는 카운터블로가 주특기다. 또 스트레이트를 치는 척하다 상대 옆으로 피해 옆구리를 공격하는 것을 장기로 하고 있다.

김 선수의 상대인 일본 나카야마 선수는 스트레이트가 좋다. 경기 분석결과 원-투에서 두 번째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무척 빠르다는 분석이다. 김 선수는 나카야마 선수를 상대로 ‘이미지 복싱’을 하며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

특히 김 선수는 “9전 중 6전을 왼손잡이 선수와 경기를 해 나카야마 선수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며 “승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주일에 두번씩 스파링 강행군 “3년내 세계 챔프 되겠다”

1980년 후반 우리나라는 장정구, 유명우, 변정일 등 경량급 세계 챔피언의 역사를 써왔다. 또 복싱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박스로 불렸다. 그랬던 복싱강국이 지금은 세계 챔피언 한 명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우현 선수가 한국 복싱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권투계의 전설 변정일 선수는 김우현 선수에 대해 “빠르고 센스가 있다”며 “차세대 챔피언감”이라고 말했다 한다. 김 선수도 “변정일 선수의 스타일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 리스트인 신종훈 선수와 스파링을 한다. 70~80% 수준으로 하는 스파링이지만 두 선수 모두 스피드와 파워가 좋기 때문에 박진감이 넘친다. 이 두 선수의 스파링 영상은 유튜브에서 6만여회가 조회될 정도로 인기다.

신 선수는 김 선수에 대해 “센스가 있어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며 “정말 타고 선수”라고 말한다.

김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1주일에 2회 정도 스파링을 소화하고 있다. 김 선수의 명성을 듣고 강자들이 체육관을 찾아 오거나, 김 선수가 신종훈 선수를 찾아가듯이 강자들을 찾고 있다.

김우현 선수는 “내년에 최소한 2개의 타이틀을 딸 계획”이라며 “3년안에 세계 챔피언에 도전해 한국복싱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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