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철새홍보관, 콘텐츠로 승부를
2% 부족한 철새홍보관, 콘텐츠로 승부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2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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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들이 애타게 기다려 왔던 철새홍보관이 드디어 23일 남구 무거동(삼호동) 와와공원 안에서 문을 열고 생태관광의 첫걸음마를 시작했다. 남구 도시관리공단에서 대신 맡아 운영하게 될 철새홍보관은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문화 및 집회 시설이다. 1층에는 철새교육장과 주민편의시설, 2층에는 철새전시장, 3층에는 VR체험관, 3~4층에는 5D영상관, 4층에는 철새카페가 들어서 있다. 특히 태화강 둔치 국가정원 내 철새공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 건물 옥상에는 철새전망대까지 갖춰져 있어 생태관광의 적지라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취재진에 따르면, 이날 철새홍보관을 직접 둘러본 가까이 사는 주민이나 시민 관람객들은 한편으로 반가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관람객들은 각종 전시·체험시설과 계단과 옥상 공간 할 것 없이 무척 비좁은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철새홍보관은 전체넓이 2천314㎡, 연면적 929㎡이지만 이 근처 일부 주민들의 비협조로 충분한 용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객들은 특히 30면도 채 안 되는 건물 동쪽의 주차공간은 너무 비좁아서 한계가 있고, 건물 서쪽은 관광버스가 주차할 공간도 마땅치 않아 개선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는 법이다. 철새홍보관 관계자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시작이 곧 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 하는 것은 철새홍보관, 나아가 생태관광의 명운과도 직결될 것이므로 주민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수탁운영 주체인 남구시설관리공단이 초대 철새홍보관 관장으로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사실이다. 새해 1월 2일부터 2년간 철새홍보관 운영의 책임을 도맡게 될 초대 관장(4급)은 무려 10년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겨울철새 떼까마귀와 여름철새 백로종류를 꾸준히 관찰·조사해온 ‘태화강의 붙박이’ 김성수 박사(조류생태학, 울산학춤 창시자)다. 김 박사는 최근 수년간 남구청 시간선택제공무원 직을 맡아 철새홍보관 건축에도 깊숙이 관여한 이 방면의 전문가다. 그는 특히 생물학은 물론 민속학, 국악, 불교학 등 다방면에 걸쳐 조예가 깊어 맡은 바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것으로 주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비록 시설의 흠결을 안고 출발하지만 철새홍보관의 앞날은 무척 밝을 것이라고 믿는다. 승부의 묘수는 ‘시설’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길 ‘콘텐츠’에 있고, ‘콘텐츠’라면 아직은 김 박사를 능가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설령 그렇더라도 철새홍보관은 혼자의 힘만으로는 감당해낼 수 없고, 그래서 필요한 것이 선의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줄 아는 열린 마음가짐일 것이다.

구약성경 욥기에 이런 말씀이 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남구 철새홍보관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설의 개선·보완에 신경을 쏟으면서 콘텐츠에 승부를 걸었으면 한다. 철새홍보관의 개관을 울산시민과 더불어 경축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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