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임금교섭 4년연속 해넘기나
현대重 임금교섭 4년연속 해넘기나
  • 이상길
  • 승인 2019.12.15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측 “노조 입장변화 없이 교섭 무의미”… 사내소식지에 잠정중단 시사
현대중공업의 4년 연속 임금교섭 연내 타결 실패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해 최근 회사가 제시한 안을 노조가 거부한 가운데 회사는 최근 사내소식지를 통해 교섭 잠정중단을 시사했다. 올해도 이제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연내타결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회사는 지난 13일 사내 소식지 ‘인사저널’을 통해 “노조의 입장 변화 없이는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 10일 34차 교섭에서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노조는 경영현황을 면밀히 고려해 마련한 제시안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반려했다”고 전했다.

제시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5천원(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100%+150만원 등이다.

회사는 “노조는 동종업계 최저 수준의 안이라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며 제시안을 반려했다”며 “하지만 회사 제시안이 동종사 합의 내용보다 웃도는 수준이어서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9월 교섭을 마무리한 S사는 기본급 4만923원(정기승급분 포함)을 인상하고 격려금으로 200만원+상품권 50만원을 지급했다”며 “10월 말 D사도 기본급 4만5천315원(정기승급분 포함), 격려금 280만원으로 협상을 매듭짓고 노사가 함께 생산과 수주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결국 노조가 검토도 없이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제시안을 반려한 셈”이라며 “과연 교섭을 진정으로 마무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더 이상의 협상 진행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교섭 잠정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회사는 노조의 최종 입장이 정리되면 언제든 교섭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 노사는 구조조정과 사업부 분할 등으로 인한 갈등 속에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단체교섭을 연내에 마무리하지 못했다.

올해 임금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12만3천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은 하청 요구안에 담았다.

지역 한 노사전문가는 “지난 달 치러진 노조 임원 선거에서 다시 강성 성향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노사 간 갈등 수위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돼 연내타결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강성 성향 노조집행부였던 2015년 임금교섭에서 크리스마스 직후 노사 대표가 만나 극적으로 연내타결을 이뤄낸 사례가 있는 만큼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지만 노사가 상호 전향적인 자세로 나선다면 기대해볼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